현재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국악방송국 유치 상황이다. 시와 국악방송은 프로그램 제작 기능이 있는 방송국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문제로 보조국 설치를 권유해 방송국 유치 계획에 경고등이 켜졌다.
25일 대전시에 따르면 국악방송은 지난달 말 대전을 국악방송국 개국 후보지로 최종 확정하고, 설립을 위한 예산 신청에 들어갔다. 그동안 대전은 방송국 유치를 놓고 청주와 홍성 등과 경합을 벌여왔다. 타 지자체보다 대전의 인구가 많고, 거리적으로 세종시와 가깝다는 점에서 대전을 최종 선택했다고 전해진다.
대전에 들어서는 방송국은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과 송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방송 구역으로는 대전시와 세종시 일원이며, 가청 인구는 170만명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방송국 사옥은 기존 건물을 임대할 계획으로, 현재 동구 효동에 위치한 옛 TJB 대전방송 사옥(100평)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시와 국악방송이 의욕적으로 방송국 유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지원기관인 기획재정부에서 정부예산절감을 위해 보조국 설치를 권유해 방송국이 아닌 보조국을 설립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방송국 설립에 드는 예산은 17억~2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보조국의 경우 방송국 예산의 절반 정도인 8억~10억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도 방송국은 10명의 운영인력이 기본으로 편제된 반면 보조국은 3명뿐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악방송국 설립에 관한 예산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심의 결과는 다음달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문화계는 보조국 설치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보조국은 단순히 방송을 송출하는 역할인 만큼, 지역 국악 활성화와 발전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지역 국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송출하는 방송국이 들어서면 지역 국악인들의 참여가 높아져 자연히 국악 활성화와 대중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올해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개원했는데, 국악원과 국악 방송국을 함께 활용할 수도 있어 방송국이 반드시 유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방송국 유치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지역 국회의원과 중앙 행정부처에 방송국 설립 타당성을 설명해 국악 방송국 유치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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