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췌장암은 암 발생률 9위지만 암으로 사망한 환자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예후가 나쁜 종양이다. 특히 10년 전에 비해 발생 빈도가 2배 이상 증가해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췌장암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편집자 주>
▲ 최용우 교수(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
췌장암 진단에서 당뇨병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는 흔하지만 당뇨병이 췌장암의 원인으로의 관련성은 없다. 그러나 췌장암이 생긴 경우 당뇨병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고령에서 최근 1년 이내에 당뇨가 생긴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또 여러 연구에서 만성췌장염은 췌장암의 발생 빈도를 크게 증가시키는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췌장암의 발생률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서도 높아지며, 일반적으로 췌장암의 발생 평균연령은 65세이다.
환경적 요인 중 췌장암의 발생인자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흡연이다. 흡연은 췌관 상피세포의 과증식과 핵의 비정형적인 변화 등을 유발하고 이러한 변화는 흡연의 양과 관계가 있다. 식습관도 췌장암의 발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음식물 중 지방과 육류 소비의 증가, 과도한 영양 섭취는 췌장암의 발생 및 사망률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반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의 섭취는 췌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외에 방사능, 감염, 화학물질, 직업적 요인, 동반질환 등이 있다.
▲췌장암의 증상=증상은 복통, 황달, 체중감소이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소화기 증상으로는 내시경 검사 또는 초음파검사 등에서 별다른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던 환자가 복통이 심해지고 수개월 후에 췌장암으로 판명되는 경우가 많다.
복통은 가장 흔한 임상 증상이다. 심와부에서 점차 심해지는 지속적인 둔통이 나타나며 등과 허리로 방사되기도 하는데, 대개 식사나 위장운동과는 관련이 없다. 요통 때문에 추간판탈출증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암이 췌장 주위로 침범해 있다는 신호로서 증상이 없이 우연히 발견된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췌장암의 진단=췌장암은 그 예후가 대단히 불량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조기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나 조기 검진이 쉽지 않다. 영상 진단으로는 가장 쉬운 초음파 검사가 있으나 췌장의 체부와 미부는 췌장 앞에서 장내 공기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종괴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진단율이 떨어진다.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은 95%의 췌장암 진단율을 보이며 자기 공명 영상도 비슷한 진단율을 보이나 검사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초음파 내시경을 통한 '침생검'을 시행하기도 한다. 혈액 검사를 통한 췌장암의 표지자들은 예민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의심이 되거나 고위험군에서는 복부 전산화 단층 촬영을 해보는 것이 조기 진단에 유효하다.
▲췌장암의 치료=모든 암에서와 마찬가지로 췌장암도 가능하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수술만이 장기 생존가능성을 열어주는 유일한 치료 수단이다. 그러나 췌장암은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15% 내외에 불과하며, 췌장암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기관들에서 최근에는 수술 후 사망률을 5% 이하로 보고하고 있으나, 아직도 수술 후 재발률은 높은 편으로 수술환자중에도 5년 생존율이 5~20% 정도다. 수술 후 국소재발 및 간 전이가 흔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수술기법의 발달로 수술대상 환자의 범위가 넓어졌으며,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최근에는 과거의 약제와 구별되는 여러 맞춤형 항암제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통증 조절 및 로봇사이버나이프와 같은 방사선 치료, 그리고 스텐트 등 내시경적 치료 등을 통해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 및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췌장암 고위험군인 경우 조기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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