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중]나·우리·사회를 배우는 '인문학 디딤돌' 학교

  • 사회/교육
  • 미래 핵심역량의 시대

[청양중]나·우리·사회를 배우는 '인문학 디딤돌' 학교

문화·체육·예술·과학 등 체험 중심 21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 인문학 콘서트서 시 낭독·독후발표로 학생들 자아 성찰 기회 마련

  • 승인 2015-08-19 14:08
  • 신문게재 2015-08-20 9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이제는 미래 핵심역량의 시대] 청양중학교의 인문소양 교육

▲ 방과후학교에서 부채 만들기 모습
▲ 방과후학교에서 부채 만들기 모습
언제부터인가 사회적 자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고 있다.삶의 질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사회적 자본은 사람들과의 관계망을 보다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배려와 소통, 봉사, 신뢰 등 이미 알고 있지만 여전히 실천력의 부족으로 사회적 자본은 자꾸만 제자리를 맴도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눈길을 사로잡는 게 일선 학교에서 강조하고 있는 인문소양 교육이다. 인문소양 교육은 획일적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생각을 주도하는 교육이기도 하다.

일찍이 철학자 칸트는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고 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자 인간의 가치를 무시하거나 수단 또는 도구로 삼지 말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식과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사회의 변화 속도 역시 더없이 빨라지는 요즘 현실을 보면 인간의 가치는 어찌 보면 상실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인간의 가치보다 경제적 이익과 효율성을 앞세우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다시금 사회적 자본의 필요성이 새삼 강조된다. 때를 같이해 충남 도내 일선 학교에서 불어오는 인문소양 교육의 중요성도 널리 퍼지고 있다. 그리고 왜 학교마다 '인문소양교육'에 열을 올리는지 알 만하다.

▲ 공동 창작한 시를 낭독했던 '이야기가 있는 시' 시간
▲ 공동 창작한 시를 낭독했던 '이야기가 있는 시' 시간
바로 '인문소양'은 제대로 살아가는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돕는 인문학을 바탕으로 현대의 상황과 연결해 생각하고 정립하는 능력이기에 그렇다. 즉, '나' 자신을 알고, '나'의 생각을 지니고 있으며, 세상에 대한 '나'의 가치관을 갖고 사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문소양'은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바탕으로 자아존중과 타인에 대한 존중, 사회적 관계 맺기의 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특히 복잡하고 다양성을 지닌 현대 사회를 살아가려면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함은 물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고민 속에 미래역량을 이끄는 청양중학교의 인문소양교육을 살펴본다.

▲방과후학교 때 만나는 인문소양교육= 흔히 인문학이라고 하면 문학, 역사, 철학을 먼저 손에 꼽는다.

그런데 인간다운 인간이 되려면 기본적인 인문학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철학,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골고루 공부해야 한다. 특정 과목에 대한 선택과 깊이 있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학교 수업 때 배우는 여러 과목을 아우르는 살아 있는 공부가 필요하다.

▲ 방과후학교 때 초벌구이 그릇에 쓴 글
▲ 방과후학교 때 초벌구이 그릇에 쓴 글
올해부터 '행복나눔학교'를 운영 중인 청양중은 교과 중심의 방과후학교에서 벗어나 학생 체험 및 활동중심의 문화·예술·체육·과학 등 21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학생은 이중 삶과 관련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 중이다. 그리고 '나'와 더불어 '우리', 더 나아가 '사회'의 관계를 깨우쳐 가고 있다. 청양중은 이처럼 사회관계망을 통한 사회적 자본을 끌어올려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세상을 이끌어갈 주역이 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청양중 학생들은 도교육청에서 개발한 '수업 시간에 만나는 인문학' 자료를 활용한 방과 후 교실로 따뜻함을 배우고 있다. 국어·영어·사회·역사 등 교육과정 중에서 인간이 지닌 근본적인 문제, 사상, 문화 등의 핵심 개념을 선정해 제작된 도교육청 자료집은 학생들 스스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청양중은 이 자료집으로 세상에 대한 교과서적 지식과 인식을 넘어 스스로 묻고 답하는 말하기, 고유한 '나'를 바탕으로 '너'와 더불어 소통하는 토론, 세상을 따뜻하게 움직이는 글쓰기와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 학생회가 주도한 케냐 학생들에게 보낼 물품 모으기 행사
▲ 학생회가 주도한 케냐 학생들에게 보낼 물품 모으기 행사
▲꿈·끼 나눔 작은 인문학 콘서트='꿈·열정·도전의 행복나눔학교'를 실현하도록 노력하는 청양중은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지니고 있던 재능과 끼를 좀 더 키워준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드넓은 꿈을 갖도록 정규 수업과 동아리 시간, 방과후학교 등에서 인문학과 관련지어 풍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청양중 학생들은 이렇게 배우고 익힌 인문소양을 하나의 인문학 행사로 엮었다. 지난달 중순 열린 인문학 행사는 청양중 학생들뿐만 아니라 관내 중학교 도서부원도 함께했다.

이른바 '작은 인문학 콘서트'다. 이 행사에서 학생들은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꿈을 키우고 끼를 펼쳤다. 이와 함께 독후 활동과 연계해 인문학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자아성찰 및 가치 지향적 인간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도 마련했다. 수업 시간에 읽은 시 중에서 감동을 느낀 시와 개인이 창작한 시를 모둠별로 돌려 읽은 후 공동으로 창작한 시를 사연을 담아 낭독한 '이야기가 있는 시(詩)'가 바로 그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시' 행사에는 학부모와 교사들도 함께했다.

이밖에 세 명의 학생들이 한 모둠을 이루어 감명 깊게 읽은 책의 내용이나 소감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독후 발표' 시간에는 책 속에 드러난 인간의 다양한 삶을 통해 미래에 대한 진로 문제, 살아가는 방법 등을 진솔하게 풀어냈다.

청양중학교의 2015년은 남다른 한해다. 열악한 교육환경이지만 힘찬 발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충남형 혁신학교인 '행복나눔학교'의 이름으로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하는 학교로 우뚝 서 다시금 청양중 이름을 더 높이고 있다.

청양중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인문소양교육으로 더불어 성장하고 배움이 즐거운 학교를 만들고 있다. 청양중은 학교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이루도록 더디지만 큰 호흡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 중이다.그 길을 이루는 데 인문소양교육은 청양중의 든든한 디딤돌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 만들기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학생마다 마음에 되새긴다.

내포=이승규 기자 es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