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와 고객 '잘못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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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와 고객 '잘못된 만남'

특약조항 악용, 8년간 환자놀음 두집가족 동원해 19억원 '꿀꺽'

  • 승인 2015-08-18 18:19
  • 신문게재 2015-08-19 7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보험설계사와 고객으로 만난 두 가족이 8년 동안 가짜로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 명목으로 19억 원을 받아낸 정황이 경찰에 적발됐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보험금 목적으로 수십 개의 보험 상품에 가입해 8여년 동안 각각 36차례, 72차례 입원해 보험금을 챙긴 이모(51·여)씨와 홍모(50·여)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가족을 동원해 19억2000만원 상당의 보험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시효 만료된 3억3000만원과 수사가 진행 중인 2억5000만원까지 더하면 이들이 실제 수령한 보험금은 25억9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설계사 이씨와 고객 홍씨는 2003년 처음 만났으며 홍씨가 본인과 가족의 보험상품 5개를 가입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들은 만성 피부질환과 관절염, 요실금 등을 증세로 들며 반복적으로 중·대형병원에 입원했다. 비교적 규모가 큰 중·대형병원은 영세 병원보다 환자 관리가 잘 이뤄진다고 알려져 보험사나 금감원의 소홀한 감시를 노렸다.

이씨와 홍씨는 각각 36번, 72번 입원하는 동안 8번은 동일한 시기에 같은 병원에 입원했고 4번은 입원과 퇴원 날짜가 같았다.

특히 보험 약관에 밝은 이씨는 특약 조항을 이용해 하루 최고 89만원의 보험료를 받는 등 68일간 입원해 7500만 원을 수령한 사례도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특별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월 보험료로 200만 원 이상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홍씨는 입원 중 40회에 걸친 외출과 2회의 치료거부를 한 기록이 있으며 이씨 역시 2013년에 한 달간 입원하면서 외출 40회, 외박 6회, 처방약 미복용 3회 등 아프지도 않은데도 장기간 입원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추가 범행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나머지 가족들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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