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이 인근 건물에서 흘러나온 생활폐수로 인해 이끼가 끼고 악취가 발생하고 있는 등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30년 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입주한 최병필(43·여)씨는 어느 날부턴가 창문을 굳게 닫고 산다. 1층 가장자리에 사는 최씨는 10년 전부터 뒤 아파트에서 흐르는 생활폐수 때문에 온갖 신경이 곤두섰다. 최씨는 “여름이고 겨울이고 냄새 때문에 도저히 창문을 열고 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10년여 전 처음 폐수가 흐르는 것을 발견하고 아파트 주인에게 말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보다 못한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사에 나섰고 해당 부분의 배수 시설에 하자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파트 입주자 누구도 그 문제를 나서서 해결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웃 간의 골도 깊어졌다.
5년 전 4대강 사업과 관련, 하수 정비 사업으로 약간 손을 봤지만 잠시 해결됐던 임시 방편일뿐 상황은 여전했다. 당시 거주했던 주민이 뒤쪽에 고물을 쌓아두어 전체에 공사가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이끼와 풀이 무성한 아파트 뒤쪽 공간은 애초 주차장이지만 현재는 약해진 지반으로 출입을 막아놓은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엔 지름 20cm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해 주민들의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와 관련, 서구 건설과 관계자는 “싱크홀 발생 부분 긴급 보수를 위해 굴착 공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하수관으로 통하는 개인하수관 연결 부분이 터져 흙이 쓸린 결과 생긴 것”이라며 “싱크홀에 대한 민원을 받은 것이고 아파트 뒤 공간 상황은 봤지만 개인하수관 관리는 별개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싱크홀 발생 관련 민원을 넣은 주민들은 “아파트 뒤 배수처리에 대한 문제도 민원을 제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도 “개인 배수 설비는 주민들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주민 간 중재도 시청에서 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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