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기초단체장·지방의원들이 당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공천제 폐지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한 이유다.
또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공천제 폐지를 위해 김무성 대표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으로 구성된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는 전날 오후 서구청사에서 열린 총회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에 공천제 폐지를 요청했다.
서울 지역의 한 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시·도당에서의 공천 담합 폐해에 대한 울분을 토로하며, 전면적인 폐지 내지는 광역단체장과 동일한 중앙당 주도의 공천 방식을 직접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상곤 위원장은 당 혁신위 안건에 공천 과정에서의 객관성·공정성 관철에 주안을 두고 있다고 전제한 뒤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에 대한 내용을 담은 당규를 마련해 오는 20일 당무위원회에 부의할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을 비롯,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 공천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무공천 문제는 아직 다루지 않았으나, 앞으로 중요 사안으로 다룰 것이라며 공천제 폐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는 정당 공천제 폐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협의회는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추진키로 의결하고, 지난달 가진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면담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야당에서 적극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다.
문 대표는 면담 당시 “지난 대선 후보로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선거 정당공천 배제를 공약으로 한 바 있는데, 집권여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았고, 당 지도부도 당론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앞으로 여러 절차로 논의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만남도 요청한 상태로, 여당에게 공천제 폐지를 적극 수용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협의회내 새누리당 기초단체장들도 소속되어 있기에, 당내부의 논의로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새누리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당론으로 공천제 폐지를 반대하는 대신,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했고 현재도 이를 유지하는 기조라서 수용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치권 관계자는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 문제는 국회의원의 조직력 장악 여부와도 직결되는 사안이다보니 여야 의원 모두에게 폐지는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무공천은 정당정치를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고 공천제 폐지 협의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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