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될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작업을 맡은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들이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가 획정기준 마련 시한을 어긴 것을 비판하며 조속한 기준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기준 제출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선거구획정위원회가 13일까지 획정 기준과 의원 정수, 지역구·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여야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
정개특위는 오는 18일부터 회의를 재개할 방침이지만, 여야의 협의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오픈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일괄 타결하자는 야당과 별개의 사안으로 각각 논의하자는 여당의 입장이 첨예한 이유에서다.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둘러싸고 새정치연합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광주 서구을) 간 위헌 논란 여부의 신경전까지 벌어져 협의 자체가 요원해보인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중앙선관위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가 여야에 획정기준과 의원 정수 증원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 맥락으로 보인다.
획정위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의 성명서 발표를 통해 “획정안의 국회 제출 법정기한(10월13일)을 지키기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와는 별도로 선거구획정위가 자체적으로 획정기준 등을 설정하고 선거구 획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획정위는 이어 “이제 선거구획정안 법정제출기한은 불과 두 달 밖에 남지 않았고 더욱이 인구편차를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선거구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지금 당장 획정기준이 결정돼도 시일이 촉박하다”면서 “더 이상 획정 작업을 지체할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선거구가 확정되는 과거의 퇴행적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획정위는 또 “국회도 선거구획정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헌법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국회의원 정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 선거구획정기준을 결정해 준다면 위원회가 획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우리가 제기하는 획정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획정위는 획정기준을 만들 법적인 권한이 국회에 있는 만큼, 정개특위가 기준을 만들 경우 그에 부합하게 선거구 획정안을 재논의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강우성·서울=황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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