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행과 김태균 선수=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 최진행의 복귀전 모습이다. 최진행은 반도핑 규정 위반으로 30경기 출전 정지를 당했다가 징계가 해제돼 지난 11일 1군에 복귀했다. 이어 12일 수원 KT전에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장했다.
그는 단 두타석에 들어섰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을 선보였다. 팀이 2-0으로 앞선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최진행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예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2회초 1사 1,3루 찬스에서는 우측 담장까지 가는 깊숙한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3회초 최진행은 2사 1,루 찬스에서 조인성과 교체됐다. 복귀전에서 2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진행은 징계 복귀 후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전날(11일)에도 그런 모습이 눈에 띄었다. 1군에 부름을 받아 뒤늦게 야구장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것은 사죄였다. 취재진 앞에서 팬들에게 공식 사죄를 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깊게 뉘우쳤다. 그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경기내내 긴장한 듯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1회 첫 타석 때는 헬멧을 벗어 KT선수단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어 3루와 1루 관중석의 팬들을 향해 90도로 사죄의 인사를 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마음의 빚을 최대한 덜기 위한 행동이었다. 첫 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쳤지만 최진행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돌았다. 덕아웃에서 환대를 해주던 동료들과도 조용히 인사를 나눴다. 주장이며 절친인 김태균에 머리숙여 안기며 위로받았다.
이어 다음타석 때는 팬들이 최진행의 이름을 연호했다. 원정 경기다 보니 응원단이 없는데도 팬들 스스로가 그의 응원가를 불렀다. 그럼에도 최진행의 표정은 어두웠다.
결국 최진행은 3회 교체가 됐고 극심한 두통 증세로 더이상 야구장에 있을 수가 없었다.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링거를 맞았다.
최진행은 11일 “제 인생에 있어 부끄러운 일로 남을 것”이라며 “제가 잘못한 일이기 때문에 이유를 불문하고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야구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도 경기 내내 조심스러운 행동으로 그의 진심 어린 사죄를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얼마나 심적으로 압박감을 받고 있는지 알수 있었다.
최진행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타석 전 인사를 한 것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다시한번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최진행이 한국야구와 팬, 그리고 동료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한 힘겨운 첫 걸음을 내딛었다. 최진행의 또다른 야구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수원=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