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속죄포 최진행 “넘어가는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12일 수원 KT전 2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올시즌 자신의 최다 타점

타자에게 홈런만큼 짜릿한 순간은 없다. 홈런포를 쏘아올린 후 타자는 마운드를 돌며 포효하고 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기쁨을 한껏 표현한다. 하지만 자신의 첫 복귀 경기 첫 타석에서 투런 아치를 그린 한 타자는 담담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팬들의 환호에도 그는 웃음 없이 조용히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한화 이글스 최진행(30)이 징계 이후 첫 경기에서 속죄포를 쏘아올렸다.
　
최진행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3차전에 6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으로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최진행이 4타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올시즌 처음이다. 최진행은 매 타석마다 득점 찬스를 맞았다. 최진행은 침착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큼지막한 타구가 연이어 나왔다.
　
전날 최진행은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은 그라운드에서 야구를 열심히하는 것 뿐”이라며 “앞으로 더 겸손하고, 더 땀 흘리고,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짐했고 그 다짐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다.
　
최진행은 팀이 2-0으로 앞선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복귀 첫 타석에 들어섰다. 최진행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잠시 멈칫하더니 투수 뒷편과 3루, 1루쪽 관중들에게 연이어 고개 숙여 인사를 건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최진행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KT선발 주권의 3구 슬라이더를 받쳐 비거리 125m짜리 대형홈런을 터트렸다.맞는 순간 홈런임을 예감할 정도로 큰 타구였다. 시즌 14호. 경기장을 돌고 덕아웃에 들어온 최진행은 환하게 웃는 김태균에게 고개를 숙인채 포옹을 한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묵묵히 나눴다.
　
2회초 1사 1,3루 찬스 최진행은 2구째 타구를 돌려 좌측 폴대 옆으로 빠지는 파울 타구를 날렸다. 이어 최진행은 4구째 우측 펜스 앞에 까지 높은 파울 타구를 쳤다. 결국 최진행은 우측 담장까지 가는 깊숙한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3회초 최진행은 2사 1,루 찬스에서 조인성과 교체됐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더이상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김성근 감독에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교체되는 조인성이 미쳐 알지 못하다 서둘러 타석에 들어설 정도로 긴박하게 결정됐다. 교체 사유는 두통이었다.
　
경기 직후 구단관계자를 통해 최진행은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서니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 “다른 생각없이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넘어가는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그라운드를 돌아오니 팬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첫 타석에서 관중에게 인사한 것에 대해 최진행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다시한번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진행은 “훈련을 정상적으로 한 것이 얼마되지 않았다. 앞으로 경기전에 특타나 수비훈련을 통해 정상 컨디션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최진행은 “사실 팬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지만 남은 경기를 팬들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수원= 이상문 기자 ubot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