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탈주]공주감호소 5월 탈주사건 뒤늦게 인정

성범죄자 화장실간다며 도주, 늦은 신고·감독소홀 '판박이'

공주시 반포면에 위치한 공주 치료감호소(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가 잇단 탈주사건으로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주치료감호소에 보호구속된 수형자가 감시를 뚫고 지난 5월 대전 도심에서 도주한 사건에 대해 법무부와 치료감호소가 뒤늦게 인정했다.

지난 9일 도주했다가 10일 자수한 특수성폭력범 김선용(33)처럼 같은 병원 화장실에서 범죄 저지른 정신장애인을 놓쳤으며 치료감호소 감독 소홀과 뒤늦은 신고는 판박이처럼 반복됐다.

12일 법무부와 공주치료감호소에 따르면 지난 5월 26일 오전 11시 10분께 대전 서구의 한 종합병원에서 성폭력미수로 보호구속된 유모(40)씨가 도주했다.

유씨는 치료감호소에서 손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외과진료를 위해 감호요원들의 감독 속에 대전의 종합병원을 찾은 것. 의사 진찰을 위해 손목에 있던 수갑을 풀렀고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가겠다며 진료실을 빠져나온 후 감호요원의 감시가 소홀한 틈에 병원을 빠져나왔다.

당시 감호요원들은 유씨가 거리가 있는 곳에 있었으며 붐비는 병원 복도에서 유씨의 탈주를 눈치채지 못했다.

유씨는 치료감호소의 입원복을 입은 채 병원 밖으로 나와 거리에서 여성의 휴대폰을 빌려 동생에게 전화한 후 택시를 타고 서구 변동까지 도주했다.

도주를 뒤늦게 파악한 감호요원들은 곧바로 치료감호소에 보고했지만 경찰에 수형자의 도주사실을 신고하지 않았고, 유씨가 전화통화하고 택시를 잡아탈 때까지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또 휴대폰을 빌려준 여성이 입원복 입은 남성이 손에 포승줄을 들고 급하게 택시는 타는 모습을 수상하게 여기고 11시 20분께 두 차례 112상황실에 신고했다. 성폭력미수로 2년 치료감호명령을 받은 유씨는 감호요원을 따돌린 후 유유히 택시를 타고 서구 변동의 동생집까지 15분간 이동했다. 그때서야 치료감호소는 직원을 그의 연고지인 동생집에 급파했다.

도주한 유씨를 다시 검거하는 과정에서도 치료감호소는 감호요원 1명을 보내 택시에서 내리는 유씨의 검거를 시도했지만, 저항이 거셌다. 감호요원은 유씨와 실랑이를 벌이며 재검거가 녹록지 않자 그때서야 11시 32분께 112상황실에 지원을 요청했다.

치료감호소가 도주한 유씨를 다시 검거하기까지 50분이 소요됐고, 유씨가 연고지로 향하지 않았다면 신고가 늦어져 검거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됐다.

공주치료감호소 관계자는 “5월 탈주사건 후 감호요원에 대한 관리 책임을 물어 징계가 있었다”며 “유사한 사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안ㆍ임효인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