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못쉬는 맞벌이 “아이 어쩌죠”

유치원 휴원 원장재량 맡겨 -돌봄서비스 절차 복잡 포기

▲ 임시공휴일 맞벌이 가정 고민/연합뉴스

“지난번 메르스 때처럼 또 친정 신세를 져야죠.” 정부가 갑작스럽게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워킹맘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

정부가 광복 70주년 경축분위기 확산과 내수진작을 이유로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지만 해당일에도 출근하는 맞벌이 부부가 있어 아이 보육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노총이 11일 발표한 소속 조합원 669명을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합원의 65.6%만 임시공휴일인 14일 쉬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역 유치원의 경우 임시공휴일에 학부모 중 유치원내 돌봄을 희망할 경우 학부모의 요구를 수용하라는 방침이지만 지역 실정이나 유치원 여건 등을 고려해 원장이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어 휴원을 하는 유치원의 경우 학부모의 불만은 크다.

유성의 A유치원은 휴원을 할 예정이었지만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의 돌봄 수요가 있어 임시공휴일에도 당직교사가 나와 돌봄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유치원내 돌봄 이용이 어려운 가정의 경우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회원가입 등 처리 기간이 있어 14일에 이를 이용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전망이다.

또 소득기준 지원적용을 받지 못하는 가정의 경우 공휴일 요금인 시간당 9000원을 부담해야 하는 등 비용 부담도 커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모 박미정(29)씨는 “이번주에 아이돌봄서비스를 문의했지만 관련절차가 복잡하고 시일도 걸린다고 해 결국 신청을 포기했다”며 “신청한다고 해도 14일 확실하게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확답을 못받아 결국 친정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도 이번주 조사공문이 내려와 수요조사 등이 늦었지만 유치원 몇 곳을 확인한 결과 임시공휴일에도 정상운영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고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