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학들은 각종 평가에서 보다 빠른 정보를 취득하려는 전략이라는 입장이지만 자칫 대학평가가 각 대학들의 로비전으로 전락 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0일 대전권 대학들에 따르면 중부대 이사회는 홍승용 박사를 제8대 총장으로 승인했다. 내달 1일 취임하는 홍 예정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차관, 인하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1년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2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 부의장을 지낸 바 있다.
여러 유수대학의 총장 경력과 각종 정부기관 경력으로 대학발전을 견일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홍 내정자의 경력을 미뤄 볼 때 각종 정부 평가를 대비한 대학측의 승부수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중부대는 최근 대학구조개혁평가의 예비 하위그룹 대학으로 선정돼 2단계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지역대학가에선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역임했던 홍 신임예정자의 입김을 기대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고위직 출신 모시기가 비단 이 대학만의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 예비 하위그룹으로 선정돼 2단계 평가를 받은 대전권 A대학의 경우 일찌감치 ACE사업을 선정하는 사업관리위원장을 석좌교수로 초빙 했다. 공교롭게도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ACE)대학으로 선정된 이 대학은 최근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는 2단계 평가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ACE평가 신뢰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지역의 또다른 B전문대의 경우 교육부 관료 출신을 총장으로 초빙한 뒤 각종 정부평가에서 산학협력선도전문대학과 특성화전문대학 육성사업 등에 잇달아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 대학들이 교육부 출신 관료나 각종 평가위원회 관련 인사들을 초빙하는 것은 정부평가가 재정지원 사업과 연결되면서 대학들의 명운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관피아들의 대학 장악이 합리적인 대학평가가 아닌 대학간 로비전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최근 발표된 ACE 평가에서 지역의 한 대학이 유력 정치인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다 고배를 마신 것도 대학간 합리적인 경쟁대신 로비가 우선시 되는 현상황을 대변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역대 관계자는 “정부 고위직 출신을 초빙해도 각종 대학평가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한다”며 “고위직이 모든 대학평가의 만능 열쇠는 아니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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