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관장 이상봉)이 지난해 수집한 영상과 설치작품 등을 선보이는 '2014 신 소장품전'이 다음달 9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 진행된다.
대전시립미술관이 1998년 개관 이래 매년 수집한 소장품은 1162점에 이른다. 수집정책에 따라 '한국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품', '대전의 근현대를 대표하는 작품', '한국의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작품' 등으로 나눠 수집해왔다.
'2014 신 소장품전'은 뉴미디어(영상·설치) 작품으로 구성해 대전시립미술관이 지니고 있는 역할과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김기라 작가의 '이념의 무게, 한낮의 어둠'은 인간의 의식과 기억을 사회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작품은 대한민국의 현실, 오늘의 역사, 이념, 정치, 종교, 세대, 지역 등의 갈등과 대립, 충돌이라는 큰 틀에서 개인이 경험한 상처와 고통에 주목한다. 또 심연의 기억을 되살리는 최면과학과 정신분석학을 통해 재구성한다.
김민선·최문선 작가는 '불황정적 규칙'이라는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사회와 인간의 문제'로 두 지점의 관계가 양상한 의제들을 진지하게 사유하고, 해석했다. 그 결과를 다양한 매체로 실험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인터액티브 웹아트 작품이다. 전 세계 주식시장의 데이터들을 연동해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내용의 수치를 가상의 숲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주식 데이터들의 객관적인 숫자들은 나무와 숲을 이루며 서정적으로 펼쳐지지만, 우리의 일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관통하고 있다.
석성석 작가의 '잡음 상자, 전자초상 볼 2'는 알루미늄박스와 LCD액정 5개, 미디어재생기 등으로 만들어낸 비디오 추상작업이다. 석 작가는 아날로그 필름을 변형한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한 후 비디오 영상에 균열이나 파열을 가해 얻어지는 이미지들로 '잡음상자' 연작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박정선 작가의 '이응노의 바람 부는 대나무 숲', 박형준 작가의 '나는 인공물이다', 이중재 작가의 '좋은 여자', 전승일 작가의 '트라우마는 인간의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등 여러 뉴미디어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대전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현대문명과 함께 탄생한 뉴미디어 작품은 시대를 대변하는 문화코드인 동시에 과학도시 대전의 브랜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요소”라며 “이번에 소개하는 뉴미디어분야의 신소장품을 통해 과학과 문화예술의 융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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