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대전지검 권오성 차장검사가 대성학원 채용비리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교사 지망생으로부터 많게는 2억2000만원을 받고 정교사로 채용하는 비리를 수년간 벌였다는 수사결과가 나왔다.
대전지검 특별수사부는 5일 대성학원 교사 채용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시험문제를 사전에 받아보는 수법으로 부정채용된 교사가 15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검찰 발표에서 학교법인 상임이사이면서 부부인 안모((63)씨와 조모(64·여)가 지위를 이용해 신규임용 전과정을 장악해 채용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지목됐다. 안씨 부부는 교사 임용시험관리위원과 출제·체점·평가위원을 맡아 2011년부터 최근까지 사전에 약속된 지망생이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시험문제와 모범답안을 미리 알려주거나 작성한 답안을 사후 바꿔 지망생 13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다.
이들 부부가 약속된 지망생이 임용시험에서 합격할 수 있도록 문제를 사전에 알려주고 받은 돈은 5000만원부터 2억 2000만원까지 모두 4억8400만원으로 모두 현금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망생 A(41)씨에게서 2011년 2억2000만원을 받고 2013년 4월 필기시험 문제와 답안을 알려줘 그해 A씨는 대성학원의 고교 교사로 채용됐고, B(40)씨는 지난해 1월 임용필기시험 채점 결과 탈락이 예상되자 재작성하도록 해 기존 답안지와 바꿔 중학교 교사로 채용됐다.
이같은 방식으로 교사 임용시험 지망생 13명에게 필기문제와 모범답안을 알려줘 최종 합격해 교사로 채용됐다.
이와 별개로 안씨는 유성 원촌동과 동구 대동에 있는 학교재단 소유의 부동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실제 거래된 금액보다 적게 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3억8300만원을 횡령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안씨 부부는 이미 혐의가 입증돼 구속된 교사와 교사의 부모에게서 각각 받은 7000만원과 5000만원만 인정하고 나머지 채용 관련 돈거래는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부정채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임용시험에 1차 필기문제를 작성하는 출제교사 3명도 자신과 약속한 지망생이 합격할 수 있도록 문제와 답안예시를 유출해 3명이 추가로 정교사로 부정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대성학원을 대표하는 이사장 김모(91·여)씨도 정교사 채용을 청탁하는 지망생 부모에게서 2000만원 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로써 5개 중·고교를 운영하는 대성학원에서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법인 상임이사 부부와 금품을 건넨 현직교사와 부모 등 4명이 구속되고 부정하게 채용된 정교사 등 21명이 불구속 기소했다.
대전지검 권오성 차장검사는 “설립자 가족들이 재단 운영권을 장악한 채 수년간 지속한 지역 사학의 구조적 비리를 적발해 엄단했다”며 “사립학교 교원 임용절차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을 저해하는 각종 위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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