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은 커피 없으면 못 산다는 말이 이제 실감이 나요.”
올해 나이 만 18세. 앳된 얼굴을 한 청소년이 답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대전 국제통상고 3학년 곽충일<사진> 군에겐 다른 얘기다. 올 상반기 NH은행에 조기 취업하면서 고교 3학년 학생에서 어엿한 은행원이 됐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날 NH은행 대전영업부에서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디딘 곽 군은 업무는 힘들지만 은행원이 천직이라 생각한다. 곽 군은 “은행업무가 4시에 마감을 하지만 그 이후 이어지는 업무가 많아요. 선배님들은 거의 10시나 11시에 퇴근할 정도고요”라며 “잠은 모자라지만 고객대응 하는 게 좋아요. 고객분들이 열심히 하라고 먹을 것도 주시는 걸 보면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느끼죠”라고 말했다.
곽 군은 중학교 3학년때 특성화고 진학을 결정했다. 특성화고에 다니고 있던 형의 영향이 컸다. 담임선생님은 인문계 진학을 권유했지만 본인의 희망으로 금융계열에서 활약할 수 있는 대전국제통상고에 입학했다.
“은행에 합격하면 학교에 플래카드가 걸려요. 학교에 다니는 내내 선배들이 은행에 들어가는 걸 보면서 나도 저기에 내 이름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죠.”
곽 군은 생각만으로 끝내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회계와 컴퓨터 자격증 등 총 16개의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다. “대충 대충하면 인문계고에 가든 특성화고에 가든 똑같다고 생각해요. 어디서든 열심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요.” 결국 그는 7전 8기만에 은행권 조기취업에 성공 할 수 있었다.
당찰 것만 같은 그의 고민은 너무 어려보인다는 것이다. 곽 군은 “나이가 들어 보이려고 노력해요. 은행원은 신뢰감을 줘야 하는데 너무 어려보이면 고객이 믿고 업무를 맡기기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머리도 넘기고 나름 노력을 하고 있어요.”
첫 월급을 현금으로 찾아 고스란히 부모님에게 드렸다. 그때 부모님의 표정을 곽 군은 잊을 수 없다.
“좋아하시는 표정이셨지만 그 속에 아들이 힘들게 벌어온 돈이라 생각하시는 슬픈 표정이 비치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잘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곽 군은 월급은 모두 부모님께 드리고 용돈을 받아쓰고 있다.
최종 꿈을 묻는 질문에 그는 “지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사회생활이 어렵다고 느낄때가 있지만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경험해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긍정적인 청년이다.
박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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