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의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제도라는 취지는 잊혀진 채 의원 정수 확대 논란으로만 빚어지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금까지 소선거구제도 아래 7번의 총선을 치렀지만, 유효투표의 절반인 1000만표가 사표로 발생했다”면서 “지금의 선거제도로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헌법상 국민주권에 해당하는 이 문제가 논쟁 과정에서 의원정수 같은 주변 문제들로 착색되는 측면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김태년 의원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비례대표 축소 의견을 지적하며 “(이는) 새누리당의 기득권은 절대 내려놓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이을 당론으로 정한다면 (선거제 개편을 위한) 협상을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 없다”며 “우리 당의 권역별 비례대표 요구를 차치하더라도 단 한 석의 비례대표라도 줄이는 합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인사말을 통해 “승자독식의 불합리한 선거제도는 매년 총선 때마다 1천만 표 이상의 '죽은 표'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국민의 한 표가 불평등하게 취급되는 선거제도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은 바로 비례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혁신위 제안의 초점은 기득권 구조를 해체하기 위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에 있지 의원 정수 증가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지역 기반의 정치인 양성 기여와 소수 의견 반영의 강점을 이유로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 필요성을 촉구했다.
강우성·서울=황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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