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대전 유성구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진행중인 슬라이드 대전 페스타를 찾은 시민들이 부유물이 떠다니는 풀장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
안전성과 상업성, 책임성 등 3대 논란으로 무산된 후 축소, 운영 중인 '슬라이드 페스타 대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얘기다.
행사 첫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자랑하던' 150m 길이의 워터슬라이드는 경사문제로 설치되지 않아 원성을 샀지만, 다음날인 31일에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불만이 쏟아졌다.
그래서 지난 1일 오전 직접 찾아가 봤다. 입구에 가리키는 표지판을 따라 우회전을 했을 때 눈을 의심했다. 대형공사장인 HD드라마타운 조성 현장 외벽과 10m도 채 되지 않은 곳에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돼 있었다.
외벽과의 사이에는 엑스포과학공원 철거과정에서 나온 흙과 자갈들이 곳곳에 쌓여 있었지만, 출입을 차단하는 구조물이 없었다.
곧바로 주차장에 진입했는데, 더 놀랐다. 주차장 바닥에는 모래와 자갈, 나뭇가지에다 온갖 건설 폐기물까지 뒹굴고 있었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니, 가장자리는 먹거리와 각종 홍보부스가 차지했다.
중간에는 작은 슬라이드 두 개와 풀장이 하나 있었다. 5m정도에 불과한 작은 슬라이드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대부분 초·중·고교생이나 유아들이었다. 150m라고 홍보하던 메인 슬라이드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확인해 봤더니, 전체 길이만 150m 정도지만 설치된 건 50m 정도에 불과했다. 그것도 중간 중간은 여전히 '보수 중'이라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다.
행사기간이 절반을 향해 가는데, 메인 무대조차 준비가 안 된 것이다.
그러다가 풀장의 물을 보고는 뒷걸음질치기 일쑤였다. 물속에 모래와 나무 등 각종 부유물이 눈에 쉽게 띌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철거와 공사 등이 한창이던 곳을 택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공무원은 “공기업이 하는 행사라고 해서 가족들과 왔는데 부끄러울 정도”라며 “책임자가 현장에 한번이라도 와 봤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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