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얻게되는 고민 중에서 단연 먼저 손꼽히는 것은 경력단절이다. 여성이라기보다는 주부여서 그동안의 경력을 제대로 이어나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란(32·사진)씨는 취미로 시작한 일을 경력으로 쌓아올릴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고 있다.
3년차 주부인 김씨는 현재 학원 영어유치부 강사다. 전공은 무역학이지만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의 영어마을 및 영어캠프 컨설팅 업체에서 근무하다 또다른 자신의 경력을 키우기 위해 2011년 캐나다 밴쿠버로 떠나 유아테솔 자격을 취득해왔다.
이후 현재까지 영어 유치부 강사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그의 마음을 채우기엔 부족했나보다.
결혼 이후 공직에 있는 남편이 지고 있는 가장이라는 무게를 덜어주기 위해 영어 강사 이외에 자신만의 관심사를 키워나갈만한 아이템 찾기에 분주했다고 한다.
예전부터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했다는 김씨. 취미로 집 근처에서 배우기 시작한 실버비즈공예가 새로운 인생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는 비전으로 떠오를 것이라곤 그 조차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원래 지난해부터 도자와 유리공예 등도 함께 배운 그는 수공예품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이 가운데 은을 소재로 한 목걸이, 팔찌 등 실버비즈 공예품은 이미 상품화 단계를 지나 판매가 이뤄진다고 한다. 실버비즈 공예품의 경우에는 피부 알레르기도 없을 뿐더러 여러모로 건강에 좋다고 해 중년층이 관심을 갖는 아이템이다.
마케팅에 대한 전문지식은 없지만 지인을 중심으로 실버비즈 공예품을 세트로 판매하고 있는 김씨의 공예품은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한다. 그는 또 블로그(http://m.blog.naver.com/PostList.nhn?blogId=kihyang2)를 비롯해 사진 위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온라인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하지만 때론 그의 이색 작업에 남편과 가족까지 수공예 작업에 총동원되기도 한다. 3~4㎜정도 크기의 은 비즈에 우레탄실을 꿰는 작업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은 영어유치부 강사라는 본업이 있는 김씨지만 향후 수공예품을 주부들과 함께 만들고 판매할 수 있는 공방을 차린다는 게 그의 새로운 꿈이기도 하다.
김씨는 “여성들이 경력이 단절됐다고 스스로 포기하고 자신의 능력을 찾지 않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수공예품과 같은 경우, 조금만 배우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며 요즘에는 온라인 등을 통한 판매 루트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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