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IT이야기]핸드핼드 스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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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IT이야기]핸드핼드 스캐너

ETRI 작년 기술개발 성공

  • 승인 2015-08-02 13:04
  • 신문게재 2015-08-03 11면
  • 정길호 ETRI 홍보팀장정길호 ETRI 홍보팀장
▲정길호 ETRI 홍보팀장
▲정길호 ETRI 홍보팀장
1980년대 후반부터 몰아친 신발산업 사양화 여파로 세계를 주름잡던 우리나라의 신발기업들이 시장을 잃어가고 있다. 주요 신발업체들은 이제 한국을 떠나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 둥지를 틀고 있다. 하지만, 신발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물품으로 부가가치만 높인다면 발전시킬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신발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처럼 첨단기술을 더해 업그레이드 시킨다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신는 기성화는 길이, 발넓이 정도만 고려해 만든다고 한다. 이렇다보니 사용자의 80%는 잘 맞지 않는 불편한 신발을 착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옛날 구두방을 복원하는 맞춤형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ETRI가 지난해 11월 개발한 핸드 핼드(Hand held)형 스캐너를 사용했다. 과정은 간단하다. 전기 다리미 처럼 생긴 스캐너는 다루기가 쉬워 발을 3D로 스캐닝이 가능하다. 스캐닝한 화면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발의 모양을 만든다.

발등과 발꿈치, 볼, 발뼈의 구조 등 개인마다 제각각인 발의 크기와 치수, 모양이 꼼꼼히 컴퓨터에 기록된다. 발 모양의 틀 즉 '구두골' 이다. 과거 장인들이 발의 모양을 떠 만든 석고 구두골은 단단하지 못해 잘 부서지는데 3D 프린터로 찍어내 만든 발모양, 즉 구두골은 폴리에틸렌(PE) 재질이어서 반 영구적이다. 이렇게 만든 구두골로 구두를 만든다. 여기서, 양복을 맞출 때 처럼 가봉절차가 들어간다. 구두를 신어보고 불편함은 없는지 발의 여덟곳에 압력센서를 부착해 부위별 압박정도를 체크하고 가봉한다. 모니터상에서 발의 모양 중 잘 맞는 부분은 녹색으로, 잘 맞지 않거나 꽉 끼는 부분은 붉은색으로 표시해 2차 확인을 한다.

ICT 기술을 활용, 내게 딱 맞는 구두가 탄생하는 것이다. 과거 구두를 맞추기 위해선 적어도 몇 달은 족히 걸리던 것이 불과 발모양은 단 하루에, 가봉절차를 거치면 며칠 되지 않아 나만의 맞춤형 신발을 신는 것이다. 맞춤형 신발은 직업이나 직책의 특성상 활동량이 많은 직장인, 높은 굽의 하이힐로 고생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이힐을 신어야 하는 일반여성, 아주 높은 굽의 킬힐을 신고 무대공연을 해야 하는 연예인, 오랜 시간 서서 근무하는 특수 근무자, 육상·축구·야구·등산·골프·스케이트 등 스포츠 종목의 신발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문 스포츠인들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실제 맞춤형 구두를 신어본 사용자들은 양말처럼 발에 꼭 맞는다며 좋아한다. 연구진은 맞춤구두 서비스 체인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로운 구두산업 모델이다.

신발산업이 글로벌 기업들의 OEM(주문자상표부착) 형태의 생산공장에서는 탈피하고, 21세기 시대에는 뛰어난 ICT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명품 신발 제조국의 이름을 떨치길 기대해 본다.

정길호 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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