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 착석해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서해 죽도 인근 상펄어장을 둘러싼 충남 홍성군과 태안군의 권한쟁의 사건에서 등거리 중간선 원칙에 따라 두 지방자치단체가 해역을 나눠가져야 한다고 결정했다.
연합뉴스 |
헌재는 30일 홍성군이 태안군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홍성군과 태안군이 해역을 나누라고 결정했다.
해상을 나눈 경계선은 태안군과 홍성군 경계선의 정중앙으로, 경계선의 남동쪽은 홍성군에, 북서쪽은 태안군에 관할권을 인정했다. 헌재가 해상경계를 둘러싼 권한쟁의 심판에서 등거리 중간선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홍성군, 태안군의 육지 지역과 죽도, 안면도, 황도 등 섬의 해안선을 고려해 그 정중앙에 경계선을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태안군수가 한 일부 어업면허처분에 대해서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해야 한다”며 “처분일로부터 180일이 훨씬 지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죽도는 원래 서산군 안면읍 죽도리로 편제돼 있다가 1989년 1월 서산군 일부가 태안군으로 분리되면서 홍성군 서부면 죽도리로 편입됐다.
그러자 홍성군은 죽도 인근 해역의 관할권한은 홍성군에 있다며 태안군과 계속 분쟁을 벌여온 끝에 지난 2010년 5월 태안군이 천수만 내 공유수역 일부에 태안군이 어업면허를 내준 것은 무효라면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홍성군 측은 “죽도 어민들은 원래 상펄어장에서 어업활동을 해왔지만 행정구역이 변경돼 더 이상 하지 못하고 있다”며 “죽도의 행정구역이 변경됐다면 해상지역 경계도 변경됐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태안군 측은 “행정관습법상 죽도 인근 해역은 태안군 관할 구역이고 태안군이 줄곧 이 해역의 어업면허 업무를 처리해왔다”며 “해상경계 획정은 국회 입법에 맡겨야 한다”고 맞서 왔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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