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택 대전시장이 29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산하기관장(공기업 및 출연기관장) 간담회에서 “임기직은 임기가 존중되어야 하는 게 맞지만, 보장은 못한다”며 “임기 내 열심히 일하면 되는데 임기를 보장받아서 그냥저냥 넘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발언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
<속보>=말 많고 탈 많은 대전시 산하기관이 수장의 엄중한 신상필벌 방침에 초긴장하고 있다.<본보 7월 28일자 1면, 29일자 1·2면 보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와 엇박자를 내는 것도 모자라 자치구, 시민단체 등과의 소통 부족으로 마찰을 빚는데다, 내부 갈등까지 벌어지는 등 '사고뭉치'로 전락한 것에 대해 강도 높은 질책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29일 오전 대회의실에서 공기업과 출연기관 등 산하기관과 간담회를 가졌다.
권선택 시장을 비롯해 실·국장단과 박남일(도시공사), 이명완(마케팅공사) 사장과 김근종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황재하 도시철도공사 경영이사 등이 참석했다. 출연기관장 중에서는 유재일(대전발전연구원), 편광의(대전테크노파크), 장시성(경제통상진흥원) 원장, 남승철(신용보증재단), 박찬인(문화재단), 이상용(복지재단), 이지호(고암미술문화재단) 등 기관장과 유광훈 문화산업진흥원 상임이사, 김성철 평생교육진흥원 전략사업본부장 등이 동석했다.
간담회에서 산하기관들은 상반기 '잘했다'며 성과 위주와 하반기 계획을 발표했다. 기관별로 논란이 휩싸인 부분에 대해서는 단 한 곳도 해명하지 않았다.
발표가 끝난 후 권 시장은 작심한 듯 경고성 발언을 쏟아냈다.
권 시장은 “산하기관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적 기업이 아니다. 153만 시민들과 함께 시정을 운영하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사업의 도시공사와 워터슬라이드 관련 행사를 추진하다 무산된 마케팅공사를 겨냥한 발언이다. 또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을 구상할 때는 시의 관련 부서 등과 사전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독자적으로 추진하면 엇박자가 난다”고 했다. 이 역시 성북동 골프장 조성을 놓고 유성구와 마찰을 빚은 도시공사와 민간업체의 수익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시와 서구, 유성구 등과 분란을 야기한 마케팅공사에 대한 질책성 발언이다.
특히, 공사를 비롯해 대발연과 문화재단, 복지재단 등의 돌출행동에 대한 수위 높은 경고도 나왔다.
권 시장은 “임기는 존중하지만, 보장하는 건 아니다. 임기를 보장받았다고 대충 그냥 넘어가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잘잘못을 따져 신상필벌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국과 시의회, 언론, 노조 등과도 건전한 협력관계를 위해 큰 틀에서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며 “시민들이 항상 지켜보는 만큼, 솔선수범해야 하는 대민기관의 대표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하기관 관계자는 “간담회 전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산하기관장들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시장이) 직접 여러차례 보고도 받은 것으로 안다”며 “기관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변화를 줄 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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