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 만년동에 위치한 '일정' 한정식집 대표 최재희(56·사진)씨. 그는 대전에 처음으로 남도 음식인 굴비 한정식을 선보이며 우리 음식의 전통과 품격을 높인 손맛 갖춘 아줌마다.
지난 2005년 오픈한 한정식 '일정'이 제대로 된 음식을 대접하거나 먹으려는 손님들로 항상 북적대는 것도 최 씨의 맛깔스런 솜씨가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음식 준비할 일이 많은 전남 순천 대가집의 딸로 자라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음식 요리법을 익힌 게 매운 손맛을 보유한 바탕이 됐다. “초등학교때부터 집안 행사때 전을 부치고 밥도 하며 음식 장만에 힘을 보탰지요. 그렇게 배운 우리의 전통 음식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교편생활하던 최 씨는 결혼 후 교직에서 물러난 뒤 전통음식 연구에 열의를 보였고 급기야 서울에서 음식점을 차렸다. 그뒤 우연찮게 지금의 대전 '일정' 음식점 자리를 소개받아 대전에 정착하게 됐다.
그가 대전에서 한정식점으로 성공 대열에 오른 것은 지역 고객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한 맞춤 메뉴 출시가 한몫했다.
“정부대전청사와 대덕연구단지 등 인근 고객들의 식사시간 제약과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부담을 줄인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구상하다 영광 법성포 굴비를 활용한 보리굴비 한정식 메뉴를 출시했습니다.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저희집의 대표 메뉴가 되었지요.”
최 대표의 음식 열정은 남다르다. 음식에 쓰일 재료의 구입에서부터 조리, 종업원 교육,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직접 챙긴다. 또한 모든 음식은 기름에 튀기는 조리를 하지 않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정갈한 음식맛을 유지하려고 최고급의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젓장이나 조선장 등 재래식 장으로 음식 간을 맞춰 깊은 맛을 보여준다.
이 집의 굴비재료는 품질이 일정해 매번 같은 맛을 볼 수 있다. 최씨가 직접 법성포를 찾아 1년단위로 계약해 말린 굴비를 공급받기 때문이다. 조리에 올릴 굴비도 최씨가 직접 다듬는다. 8년간 오정동시장을 직접 찾아 장을 볼 정도로 식재료 장만에 꼼꼼하다. 한국 음식 입맛을 알기위해 찾는 외국인 손님들을 위해 입식 테이블도 갖추어 놓았다.
고객들의 사랑으로 사업이 자리잡은 만큼 사회환원에도 열심이다. 지역대학에 발전기금을 내놓고 있고 모자가정 2가구를 남몰래 돕고 있다. 국외입양 아동과 다문화가족도 후원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다.
김덕기 기자 d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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