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이글스 김성근(73) 감독은 정신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구이무(一球二無)·공 하나에 다음은 없다. 목숨 걸고 야구하라’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매순간 절박함을 가지고 매달리면 세상에 안 될 일이 없다는 신념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고,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단련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성근 감독은 후반기 들어 선수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다시 던지고 있다. 조금은 떨어진 경기에 대한 집중력 때문이다.
22일 KT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21일) 경기 전 더그아웃 분위기가 조금 붕 떠 있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올스타전 공백기간동안 생긴 경기에 대한 집중력 저하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근우가 잘 성공시켜 줬다. 사실은 1회 더 일찍 작전을 걸었어야 했다”며 히트 앤드 런 작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21일 수원 KT전에서 4회 초 무사 1루상황 정근우 타석 때 초구부터 히트 앤드 런 작전을 걸었다. 결과는 대성공 한화는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고 결국 김태균의 희생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경기력 회복을 위해 선수보다 벤치가 먼저 나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유도한 것이다. 이날 선수들은 4회 말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후 장운호와 강경학의 호수비가 이어지는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22일에도 선수들의 경기력은 회복되지 않았다. 22일 KT전에서는 한화가 결정적인 순간 ‘견제사’ 2개를 당하며 3-5로 패했다. 1회 초 선두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골라 나가며 초반 기선제압을 할 기회를 잡았지만 견제사를 당했다. 특히 이용규는 제대로 슬라이딩 한번 해보지 못한 채 아웃을 당했다. 2점차 뒤진 8회 초 1사 1,3루 득점 찬스에서도 역시 견제사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에는 이종환이 장시환의 견제구에 결렸다. 이종환은 투수의 움직임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앞서 5회 초에는 2사 1,2루 상황에서 이종환이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당했다. 이종환이 전력을 다해 뛰었으면 살 수 있었지만 이종환은 파울로 생각하며 머뭇거리다 아웃되고 말았다.
여기에 선발 안영명은 1.1이닝을 던진 후 어깨 통증으로 자청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급하게 오른 김기현, 송창식 등은 볼넷을 남발하며 초반 기선을 빼앗겼다. 하지만 김 감독은 박정진과 윤규진을 투입시키며 끝까지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가져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7회 말 2사 1·2루 수비에서 김태균이 권용관으로 교체됐다. 김태균은 이전까지 3타수 2안타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다. 한화는 8회 추격 기회를 잡았지만 약해진 타선때문에 결국 이날 경기에서 패했다.
23일 우천취소 경기 라인업에도 김태균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한화 측은 손가락에 경미한 통증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태균 라인업 제외에 대해 김 감독은 “김태균의 몸은 괜찮다. 비가 올 것이라 예상하고 뺀 것이다”라는 농담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 통증 뿐만아니라 4번타자이면서 주장인 선수도 집중하지 않으면 경기에서 뺄 수 있다는 김 감독의 메시지가 포함됐다고 풀이된다.
한화는 오늘부터 1위팀 삼성과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쉐인유먼, 안영명, 이종환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 공백이 생겼다. 남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김 감독의 메시지처럼 높은 몸값과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 선수라면 그만큼 자신의 분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집중력이 필요하다./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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