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대전 서구 도안동 일부 아파트단지가 단전되면서 전기공급이 중단돼 암흑지대가 됐다. |
단지 내 변전시설에서 발생한 문제가 이웃한 수 천 세대의 아파트까지 단전을 초래하는 '파급정전'현상이 똑같이 반복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된다.
23일 새벽 대전 서구에 있는 도안신도시 5개 아파트단지 6100세대에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날 오전 0시 30분부터 15·16·17-1·17-2·18블럭 6190세대와 인근 상가에 전기가 동시에 끊겼다.
단전되자 각 세대에서는 방에 불을 켤 수 없었고 TV나 선풍기도 작동하지 않았으며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단적 직후 아파트 내 비상발전기가 작동해 엘리베이터와 계단·소방 등의 비상시설에는 전기가 공급됐으나, 3~4분가량 비상발전기마저 멈추자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 정지되고 조명 하나 없는 정적에 빠지기도 했다.
전기 없는 40분을 보내고 오전 1시 10분께 15·16·17-1·18블록의 아파트 단지부터 전기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세대 내 조명과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다.
그러나 17-2블록의 아파트는 단지 내 전기설비 교체가 필요해 작업자가 도착해 수선하는 오전 4시 30분까지 단전현상이 지속됐다.
이날 정전은 17-2블록 아파트 단지 내 전류 변환장치의 진공차단기(VCB)에서 원인 모를 그을음 현상이 발생해 단전됐고 이웃한 아파트단지까지 일시적으로 함께 정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도안신도시에서 대규모 단전현상이 이달 초 한 차례 더 있었고, 아파트 한 곳에서 발생한 단전에 이웃한 단지까지 함께 전기 나가는 파급정전 현상을 막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 12일 오전 0시 45분부터 유성 도안신도시 1·2·6·7단지 4500여세대에도 대규모 정전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역시 아파트 한 곳의 전류 변환장치 문제가 주변 아파트의 동시 정전을 불러온 것으로 조사됐다.
도안신도시 주민 조소영(39·여)씨는 “엘리베이터 타기도 무서워졌다. 아파트 한 곳에서 발생한 전기적 문제때문에 수천 세대의 인접 아파트까지 정전을 경험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한 단지 내에서만 단전되고 주변 파급을 차단하는 진공차단기(VCB)가 기능하지 않아 정전현상이 주변으로 파급됐다”며 “파급정전을 예방할 수 있는 단지 내 전기설비에 대해 점검을 자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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