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청주야구장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올 시즌 첫 청주 홈경기를 가졌다.
한화가 청주에서 경기를 갖는 날이면 시 전체가 축제의 장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연이틀 매진을 기록했고 인터넷 예매표는 전석 매진돼 현장에서 판매하는 취소표라도 얻으려는 청주 야구팬들로 몇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이룬다.
그런데 이러한 청주의 뜨거운 야구 열기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청주야구장이다.
1979년 5월 개장한 청주구장은 최근 10년 동안 보수공사에 100억여원을 투입하는 등 꾸준히 문제점을 보완해왔다.
청주시는 2007년 모두 50억원을 들여 시설개선 공사를 했다.
청주야구장의 본부석을 증축하고 관중석 등받이 의자 교체, 스탠드 정비, 조명 교체, 부대시설 보수 등을 실시했다.
2013년에는 42억원을 투자해 구장 좌석수를 늘리고 천연잔디를 인조잔디로 바꿨으며 지하 불펜을 새로 지었다.
올해에는 10억원을 투입해 중앙 펜스를 5m 더 늘리고, 펜스 높이를 4m에서 5.8m로 높이며, 홈런이 잘 나온다는 단점을 보완했다.
청주시는 최대한 많은 한화의 1군 경기를 유치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청주야구장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야구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14일 한화-롯데전에서 홈런이 1개밖에 나오지 않았다. 8회 초 롯데 최준석이 친 대형타구가 중앙 펜스 상단에 맞고 떨어지는 등 예전과 달라진 청주야구장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5일 경기에서는 이용규의 홈런 등 5개의 홈런이 터져 나왔다. 펜스를 높이지 않은 좌우 측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투수 마운드도 전반적으로 문제점을 드러냈다.한국야구위원회(KBO)의 야구 규칙에 따르면 마운드 높이는 25.4cm, 투수판 앞 15.2cm가 되는 지점부터 홈 플레이트까지는 완만한 경사를 이뤄야 한다.
그러나 청주야구장의 마운드는 낮고 경사도가 심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이다. 여기에 경기를 많이 갖지 않으면서 마운드 컨디션도 엉망이었다.
실제 지난 1차전 경기에서 한화 선발투수로 나선 미치 탈보트는 3회 말 마운드를 고르는 과정에서 돌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만약 탈보트가 인지하지 못했다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감독이나 코치진이 경기장을 잘 볼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더그아웃에서 경기장보다 낮은 위치에 경사도가 생겨 시야를 가리며, 익사이팅존 때문에 좌우 측 코너도 제대로 볼 수 없다.
김성근 감독은 “벤치에서 시야가 잘 안 보이는 것은 물론 마운드에서 돌이 나오는 등 관리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10여 년간 조금씩 예산을 투입해 개선해서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청주시가 야구장 보수를 하는 과정에서 한화 측과 상의하거나 자문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청주시는 오는 9월 청주 홈경기가 끝나는 대로 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야구장 경사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설 개선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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