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체납차량 단속 첫날 “왜 나만 잡냐” 곳곳 실랑이

27대 적발 징수·번호판 영치…“갑자기 돈 어떻게 내냐” 반발

[르포] 대전시-경찰 체납차량 합동단속

▲ 자동차세 체납하지 마세요 15일 대전 중구 서대전네거리에서 경찰과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교통과태료와 자동차세 체납차량에 대한 합동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대전시청과 대전경찰이 과태료와 자동차세 체납차량 합동 단속을 펼친 15일 첫날, 대전 시내에서 모두 27대의 체납차량이 적발됐다.

시·구청 세무과 직원과 경찰 경비교통과 직원들은 이날 중구 서대전네거리와 동구 용전네거리, 서구 만년교네거리에서 체납 세금 징수를 위한 합동 단속을 펼쳤다.

이날 선보인 '번호판인식시스템'은 카메라로 차량 번호판을 읽어 세금 체납여부를 실시간 조회했고, 체납사실이 확인되면 경찰이 차량을 세워 징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대전네거리에서 유천동 방향으로 우회전 하던 운전자 김모(55)씨가 자동차세를 세번이나 납부하지 않아 34만 원이 체납된 게 현장에서 적발돼 중구청 직원이 사유를 설명하고 번호판을 곧바로 떼냈다.

또 운전자 박모(50)씨는 자동차세 납부를 4번 회피해 61만 원이 체납됐고, 현장에서 카드나 가상계좌로 체납금액을 납부할 수 없어 마찬가지로 차량 앞 번호판을 구청에 맡겼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이날 30만 원 이상의 교통과태료를 60일 내에 납부하지 않은 운전자 4명과 3회 이상 자동차세를 내지 않은 체납자 23명이 각각 적발됐다.

경찰서 직원도 지자체 직원이 적발한 체납 차량의 번호를 경찰청 전산에 조회해 과속·신호위반 등 체납과태료를 찾아 징수했다.

단속에 운전자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도로 중간에서 갑자기 단속하고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 어떡하냐”며 징수요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고, “수천만 원 안 내고도 잘 사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나 같은 서민만 잡냐”고 푸념하는 체납 운전자들도 있었다.

또 단속한 구청과 적발된 운전자의 주소가 서로 달라 체납 자동체세를 납부할 가상계좌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도 시간이 소요돼 운전자의 민원을 사기도 했다.

대전경찰청 교통안전계 관계자는 “운전자들이 체납 과태료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를 바라는 의도에서 합동단속을 실시하게 됐다”며 “지속적인 단속과 홍보를 병행하면서 과태료 체납차량을 근절하고 자발적인 과태료 납부 분위기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임효인 수습기자 hyo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