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출범 및 조직개편 원년인 2013년에는 과천시 반발, 지난해에는 지방선거와 세월호 국면, 올 들어서는 메르스 여파 등 숱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새누리당은 지난 2013년 9월 당·정 합의를 통한 '미래부·해수부 세종 이전 고시 확정'을 추진하다 정책위 반발로 번복했다.
주무부처인 옛 안전행정부와 현 행정자치부 장관들도 빠른 시일 내 세종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세종시 이전은 이미 법과 효율성 2가지 타당성을 모두 갖춘 채, 조속한 후속 조치만을 남겨둔 사안으로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지난해 말까지 정부부처 3단계 이전 완료와 함께 36개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으로 이전한 만큼, 업무 효율성 강화 측면에서 첫번째 당위성을 갖추고 있다.
현재 미래부 소속기관 배치율이 세종 40%, 전남 20%, 수도권 40%, 산하기관의 경우 대전·충남·세종 51.2%, 영호남 12.2%, 수도권 36.6%인 점도 조속한 이전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대전 신동·둔곡 과학벨트 거점지구와 세종·청주·천안 기능지구 활성화 과제 역시 미래부의 역할론에 달려있다.
무엇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상 이전 제외기관이 외교부·통일부·법무부·국방부·여성가족부·옛 안전행정부 등 6개 기관으로 한정된 점에서도 그렇다.
정부가 차일피일 이전 고시를 미루는 가운데 지역 사회 대응도 미온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미래부·해수부를 넘어 최근 가시화 국면서 불발된 국민안전처·인사혁신처 이전 역시 타당성 만을 좇는 안이한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시와 이해찬 의원실 등 지역 정치권은 그동안 타당성을 충분히 갖췄고 시기에 문제이지 무조건 내려온다는 호언장담과 함께 타 시·도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시의회 역시 중앙정부를 적절히 압박하는 카드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언론만이 공허한 목소리를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천시 민·관·정이 똘똘 뭉쳐 줄기찬 대응에 나서고 있는 모습과도 대비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윤형권 시의원은 15일 시의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문을 통해 “미래부 세종 입지는 법에 이미 정해진 사안인데, 정부 태만으로 2년 넘도록 고시하지 않고 있다”며 “시는 이전 고시 촉구대책을 마련할 의지가 있는가. 또 다시 내년 총선 이후로 연기되는 모습을 지켜만 볼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재관 부시장은 “그동안 시장님을 중심으로 장·차관 간담회 등을 통해 수차례 이전 당위성을 강조했다”며 “과천 지역 국회의원 개인 발언이지, 정부 입장과 논의 흐름과도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nature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