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경신 교육학박사·홍성교육지원청 교육과장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회는 변한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것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변한다. 쓸데도 별로 없는(?) 휴대폰 비싼 돈 주고 샀다고 부부싸움 했던 것이 10여년 전 쯤이었으니 휴대폰만 생각해도 격세지감이다.
이런 사회 변화를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하는지 답은 분명하다. DeSeCo 프로젝트의 생애핵심역량이니, 교육과정평가원의 핵심역량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우리아이들이 무엇을 배워야 살아갈 수 있는 지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빠르게 변하는 무수한 정보를 몽땅 외울 수 없으니 필요한 것을 찾고 활용하고 해결하는 법을 알아야 할 것이고, 웬만한 것은 기계가 다 해 줄 테니 사람은 기계가 할 수 없는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것들을 발달시켜야 할 것이며, 사람과 사람이 연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 인간관계기술이나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또 한정된 지구자원을 거의 써 버린데다가 훼손까지 했으니 환경과 생태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는 지구를 오래 간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바로 더불어 사는 힘과 새로운 것을 만드는 힘을 포함한 미래 핵심 역량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미래핵심역량'이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지만 캥거루족을 키우며 사는 50~60대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방법을 가르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그럼에도 교육 현장에서 자율적이고 창조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폭력'이다.
또 학교가 가르침 중심에서 배움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면 핵심역량 기반 교육과정 운영은 선결조건이다. 가르치는 것은 어른들의 행위이므로 속도를 내고 조절할 수 있지만, '배움'은 아이들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므로 속도가 느리다. 또 배운다는 것은 자발성을 전제로 한 의지적 행위다. 따라서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과 시간에서 배움이 일어나려면 교육량이 적어야 함은 물론이고 자발적 의지가 발동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핵심역량, 토의, 토론, 프로젝트, 거꾸로 수업과 같은 것들을 고민하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교육과정은 교육가족들이 함께 고민하고 도출해 내야 하는 과제다. OECD 혹은 다른 기관들이 말하는 핵심역량은 하나의 샘플일 뿐이다. 학교교육과정은 구성원의 특성과 요구, 시대의 변화를 꿰뚫는 통찰력, 아이들의 장래에 대한 심각한 고민으로 만들어내는 사랑의 결정체다. 학교교육에서 학생은 자신의 성장과정에 대해 주체적인 목소리를 내는 활발하고 적극적인 동반자다. 따라서 미래핵심 역량 교육과정은 우리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의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며, 어른들이 줄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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