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수 충주 |
“음악창작소는 내가 이시종 충북지사와 문체부를 직접 찾아가 읍소해서 충주에 유치했는데 이것 때문에 협회 분란의 단초가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모두가 욕심을 버려야 한다.”
지난 14일 (사)한국향토음악인협회 산 증인이자 지역의 대표적 원로 향토작곡가인 백봉 선생이 병든 노구를 이끌고 후배 향토음악인들을 향해 준엄하게 꾸짖었다.
제천 출신의 백봉 선생은 20여 년을 충주에서 터를 잡고 향토음악의 부흥을 위해 온 열정을 다해 이끌어 오던 중 각고의 노력으로 국·도·시비 포함해 20억 원을 지원 받는 '음악창작소' 유치에 일조했다.
음악창작소는 대중음악의 지속적인 발전과 음악인들의 자유로운 창작을 돕기 위한 생태계 조성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시·도를 대상으로 공모한 사업이다.
하지만 유치 후 후두암 판정을 받은 백봉 선생은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건강을 염려하는 주변의 권유에 회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후 주도권을 놓고 벌어지는 진흙탕 싸움은 법정에서 회장자리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가려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상호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이 '적통'임을 내세우며 '네 탓'을 주장하자 보다 못한 백봉선생이 후배들을 향해 이 같은 꾸짖음을 한 것이다.
적법성을 앞세운 전·현직 향토음악인들의 공방 내면에는 '음악창작소' 운영과 주도권에 대한 극단적 이기주의가 깔려있다.
20여억 원에 달하는 사업비 외 음악창작소 운영에 필요한 인원과 시설 등 부대적 이권관련 요소가 잠재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돈은 개인의 욕심을 채우라고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눈 먼 돈'이 아니다.
이 모든 돈이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고 '향토음악의 부흥'을 위해 쓰여지라고 지원되는 돈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나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을 버리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향토음악의 부흥을 위해 모두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해야 한다.
모처럼 지역 향토음악 부흥을 위해 마련되는 '음악창작소'에 '염불보다 잿밥'에 눈 먼 사이비 음악인들이 꼬이지 않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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