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역사적인 출범을 알렸지만, 설립취지를 무색케 하는 운영방안 등의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시행 초기부터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천안시는 학생들의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형성하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우수 농·축·수산물 소비촉진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을 목적으로 2011년 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하기 위한 타당성 용역을 완료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충남도 공모사업에 신청했으며 2013년 4월 충남도로부터 사업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이후 총 42억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 5월 동남구 풍세면 천안농협 경제사업장 내 6612㎡ 부지에 연건평 2123.6㎡ 지상의 2층 규모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신축했다.
시는 이번 사업의 시행으로 천안지역 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초·중학생들에게 안전한 지역 먹을거리를 공급해 건강을 챙기는 한편, 점진적으로는 지역 농가들의 친환경 농업확대와 아직 출발선에 그치고 있는 로컬푸드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추진과정에 지역 학교에 급식 물품을 제공하고 있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 여론도 상당했다.
지난해 12월 급식업체 80여 곳이 긴급 토론회를 열고 급식 물품에 대한 농협의 독점으로 급식비 상승이 우려되고, 업체들의 무더기 도산으로 지역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립을 반대하는 등 큰 내분을 겪었다.
결국, 시는 지난 2월 학교급식지원센터의 운영방식을 지역 12개 농협, 적격심사를 받은 지역 급식업체, 천안시친환경연합회가 모두 참여하는 방법으로 결정하고 농산물은 지역 농협으로부터 친환경 농산물은 천안시친환경연합회가 이외 물품에 대해서는 일반 급식업체가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취지와는 다르게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참여시킴으로써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일반 급식업체들이 제공하는 물품은 여전히 조달청을 통한 G2B 최저입찰제를 시행해 낮은 품질의 먹거리가 제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친환경 농산물 공급에 따른 천안시친환경연합회와 농협 간의 갈등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한편, 시는 지난 1일 천안지역 34개 초·중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 6개월간의 시범운영에 돌입했다. 시는 올 연말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 3월부터는 지역 전체 초·중학교 101개교를 대상으로 전면 급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학교급식센터 관계자는 “주위에서 우려하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아직 시범기간인 만큼 운영 중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면밀히 검토해 내년 전면 시행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김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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