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무성 대표로부터 의원총회 결과를 전달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총회의 뜻을 받들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도 국민여러분께 사죄의 말씀드린다”면서 “고된 나날을 사는 국민께 희망을 드리지 못하고 저의 거취 문제 둘러싼 혼란으로 큰 실망을 드린 점 누구보다 저의 책임이 크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사과했다.
또 “평소 같았으면 진작 던졌을 원내대표직을 끝내 던지지 않은 것은 제가 지키고 싶은 가치 때문”이라며 “그것은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면서 “누군가는 그 가치를 지켜내야 한국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생각했고 지난 2주간 저의 미련한 고집이 법과 원칙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됐다면 어떤 비난도 달게 받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총선 승리를 약속 드리고 원내대표가 됐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서 “더 이상 원내대표가 아니어도 더 절실한 마음으로 그 뜻을 이루기 위한 길로 가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사실상 추출당한 유 원내대표는 여러 오점을 남겼지만 이번 파문을 계기로 자신의 정치 철학을 국민에게 적극 알릴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당내에선 유 원내대표가 소수 친박계의 당 장악을 우려하는 비박계 내부의 잠재적인 구심점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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