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전의 관광산업과 숙박산업은 불균형 상태입니다.”
지역에서 우후죽순 늘어나는 호텔과 모텔 등으로 숙박산업은 확대되는 모양새지만 이를 이용하기 위한 관광 인프라가 턱없이 모자라 향후 관광·숙박산업의 미래가 어둡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생산보다는 소비가 더 활발한 대전에서 소비시장을 키울 수 있는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대전시가 운영하는 대전관광 홈페이지에 따르면 관광호텔 19곳을 비롯해 일반호텔 3곳, 중저가숙박업소 126곳, 유스호스텔 1곳, 수련원 1곳, 야영장 1곳 등 모두 151곳이 등록돼 있다.
유성 리베라 호텔이 특1급 호텔에 포함되면 유성관광호텔을 비롯해 인터시티 호텔, 롯데시티 호텔대전 등이 특급호텔에 분류된다. 여기에 끊임없이 숙박업소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대전지역 내 숙박업소는 포화상태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이들 숙박업소를 채울 수 있는 수요를 찾는 게 쉽지가 않다.
일각에서는 대전시가 오는 10월께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등 전 세계 55개국 과학기술 담당 장·차관과 학계·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세계과학정상회의'를 열기 때문에 수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각계 정상급 VIP와 수행원까지 2500여명을 수용해야 하는 만큼 숙박 특수가 생긴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들을 충족시킬 고급형 호텔이 부족하다는 분석까지 나돈다.
그러나 숙박업계에서는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는 셈법이라는 반응이다. 겨우 4박5일짜리 국제 행사로는 1년 숙박업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시가 국제행사를 여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비정기적인 행사를 열면서 호텔수가 부족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숙박시장과 직결되는 관광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숙박시장의 확대를 지향하는 시장 분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메르스 여파로 의료관광산업마저 위축되다보니 숙박시장을 살리기 위한 소비형 테마관광 등 다양한 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KTX 등 교통이 발달해 대전에서 숙박을 하려는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존의 근교 관광 자원으로는 관심을 끌기 어렵기 때문에 테마형의 다양한 관광산업을 개발해야 지역 숙박업계도 함께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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