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텔 객실을 투자자에게 분양하는 이른바 '분양형 호텔' 등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양형 호텔은 지역 내 숙박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시행사·투자자·금융기관이 서로 위험을 분산하는 투자 형태라는 이점이 있지만 운용 상 리스크가 크고 자칫 지역 관광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지역에서 영업중인 일반호텔(비즈니스)과 레지던스 호텔(숙박업 생활)은 각각 6곳과 15곳에 달한다. 여기에 지역 관광호텔 동구 5곳, 중구 4곳, 서구 2곳, 유성구 9곳 등 모두 20곳까지 합하면 호텔은 모두 40여 곳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비즈니스·레지던스 호텔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관광호텔들은 온라인 마케팅, 가격인하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쳐 손님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호텔 객실 점유율에서도 알 수 있다. 5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올라온 국내 호텔 객실 점유율은 2011년 64.9%에서 2012년 64.7%, 2013년 62.9%로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2010년 72.8%였던 특1급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2011년 72.7%, 2012년 71.7% 등으로 낮아지다 2013년에는 67.6%로 뚝 떨어지면서 70% 선을 밑돌았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특급호텔의 객실 점유율이 70%를 넘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2급 호텔의 객실 점유율 역시 2011년 71.9%에서 2012년 70.1%, 2013년 69%로 하락했다. 관광객 증가율 역시 둔화돼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투자자들이 분양형호텔 시장에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도심 호텔 공급이 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그 이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분양형호텔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로 알려진 '라마다'가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관광특구인 유성지역에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라마다는 지하 4층 지상 15층, 총 222객실 수를 보유한 숙박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았고, 착공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분양형 호텔의'조정 없는 일방적 급증'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대전지역 분양형 호텔 급증은 숙박시설의 공급과잉을 불러와 숙박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호텔 산업의 양적 팽창이 관광 산업 전반에 질적 상승을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향후 객실 수요를 가늠할 수 없고, 지역 관광 인프라가 함께 성숙되지 않으면 자칫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 경쟁'으로 업계의 동반 몰락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A호텔 한 관계자는 “객실이 증가하는 속도에 비해 대전의 관광기반은 뒤처지고 있다”며 “큰 틀의 관광진흥책만 있지 실질적이고 현장에 도움을 주는 건 사실상 없다. 민간 주도로 획기적인 관광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힘을 써야 할 때”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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