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에 참여한 공직자 모두 사고 이후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지새웠어요.”
충남도청 소속 A사무관은 2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11명이 숨진 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 버스 추락 사고 이후 충격에 빠진 연수생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A사무관은 사고가 난 버스 뒤차에 탑승하고 있어 다행히 화를 면했다.
A사무관은 “사고 이후 현장에 도착해 보니 버스가 강바닥에 뒤집혀 있었고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며 “물은 (구조인력 등의) 허벅지까지 차오르고 있었고 인근에 있던 지게차가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고 사고현장을 묘사했다.
그는 또 “사고 이후 연수생 모두 한숨도 못 잤다”며 “하루빨리 사고가 수습됐으면 좋겠다”고 변을 당한 동료 연수생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중국에서 진행된 지방행정연수원 중견리더과정(지방직 5급 대상) 연수에는 A사무관을 비롯해 충남도와 일선 시·군 소속 9명이 참여했다.
본청의 경우 6명, 아산시 서산시, 금산군 등 일선 시·군에서 각 1명씩 참가했으며 모두 남성 사무관이다. 이들은 모두 사고 버스에 탑승하고 있지 않아 다행스럽게 변을 피할 수 있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1일 오후 충남도는 소속 공무원 생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수생 9명 가운데 2명이 휴대폰 연결이 안 되면서 한 때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동료 연수생과 가족을 통해 무사하다는 소식을 확인,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도 관계자는 “연수에 참가한 도와 일선 시·군 소속 사무관 9명이 무사해 참으로 다행”이라며 “도 차원의 별도의 사고대책반은 꾸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각각 1명의 부상자를 낸 대전시와 세종시, 충북도는 타 시·도와 비교해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에 안도하면서도 즉각 부상자 지원에 나섰다.
세종시의 경우 이번 연수에 교육파견된 세종시 공무원은 2명이었으나 그 중 사고버스에 탑승했던 B사무관(50)이 어깨부상을 입으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는 행자부 사고대책본부와 정보를 공유하며, 장춘행 항공권을 확보하는대로 B사무관 가족 2명의 중국 출국을 도울 예정이다.
대전시의 경우 사무관 4명이 이번 연수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C사무관 1명 만이 어깨골절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 3명은 무사했다. 시는 사고 직후 교육생 가족이 안심토록 교통사고 발생 현황과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충북지역 공무원은 8명이 연수에 참가, 이중 청주시 공무원 1명만 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고, 나머지 7명은 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번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일 현재 한국인 10명을 포함해 11명으로 확인됐으며, 한국인 부상자 16명중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골절 등 중상자 10명은 이날 오전 일찍 지린성 성도인 창춘의 대형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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