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공사 강행' 건설현장 사망률↑

올해 대전·세종·충남지역 6명…야간·주말 할증 미지급 빈번

올 들어 지역 내 건설현장에서의 산업재해 사망사고 2건 중 1건이 주말 및 휴일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과 달리 안전사고에 대한 경계가 흐트러진 사이 사망사고 발생률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들어 대전ㆍ세종ㆍ충남지역 건설현장에서 13명의 근로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6명은 주말 및 휴일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현장의 부족한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주말 및 휴일까지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보니 사망사고 발생률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진다.

주말 및 휴일의 경우, 주중보다 안전사고 관리 등에 대한 경계가 완화되면서 현장 근로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지역의 한 건설노동자는 “공사기간을 무리하게 단축시키고 업무 강도를 높이다보니 현장 근로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엄청나다”며 “하루 더 일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르는 일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안전 관리가 그만큼 잘 되지 않아 작업을 하면서도 아찔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공사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작업발판을 비롯해 안전난간, 개구부 덮개, 사다리, 이동식비계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민간공사의 경우, 원도급 건설사들이 공사기간을 낮추게 되면 금융 손실금을 줄일 수 있다는 차원에서 공기단축을 하도급업체에 요구하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하도급업체들은 공사기간을 단축시키지 못하면 향후 다른 건설사업에 대한 하도급 공사를 수주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때문에 공기 단축을 울며 겨자먹기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

전문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당초 공사 계약을 할 때에는 공사기간을 길게 설정하지만 여러 공종이 진행되다보면 불가피하게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며 “다만, 야간이나 주말 공사에 참여하더라도 할증 임금을 추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근로자들의 사기가 오히려 떨어지다보니 안전 불감증까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전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이달 중 지역 내 중ㆍ소규모 건설현장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산재예방조치 준수여부에 대한 '휴일'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