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관광 미끼로 낚고 가짜녹용으로 또 속여

대전경찰 건강식품 판매단 검거 … 전국 피해액 46억원 달해

지역 경로당에서 노인들에게 무료관광을 시켜준다며 전문 홍보관에 안내한 뒤 함량미달의 액상 추출물을 비싼 값에 판 무리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전국을 무대로 노인들을 속여 46억 9000만원 상당의 가짜 건강식품을 팔아온 조직형태의 일당을 사기 및 식품위생법·약사법 등의 위반혐의로 홍보관 대표 1명을 구속하고 모집책 등 5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노인정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는 모집책과 액상 제품을 만드는 제조책, 물건을 홍보하고 파는 홍보관 운영자와 판매책 등 역할을 분담해 범죄에 가담한 혐의다.

일당은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건강식품 홍보관 4곳에서 노인들에게 가짜 건강식품을 판매했다. 또 단속을 피할 목적으로 경남 밀양의 건강원에서 제조해 운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2013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사슴이 한 마리도 없는 금산의 가짜 사슴 농장 3곳으로 노인들을 유인해 실제 녹용을 보여주고 원가 3만원짜리 가짜 건강식품을 30만 원에 팔았다.

같은 지역의 백수오 농장 1곳도 같은 방법으로 원가 6만원짜리를 30만 원에 파는 등 4개 홍보관에서 노인 1만4000여 명이 피해를 입었다.

경찰이 해당 식품을 압수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성분 의뢰한 결과 녹용 성분은 없고 잡다한 재료들을 섞어 내려 만든 불량식품으로 드러났다.

피해 노인들은 평균 76세로 '만병통치약'이라는 광고에 현혹돼 물건을 구입했다.

일당은 신용카드나 현금이 없는 노인들에게는 예약금 일부만 현장에서 받고 나머지는 현금 할부 결제를 권해 수익을 올렸다.

대전경찰은 “부정한 방법으로 번 수익금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해 추징하고, 지자체로 하여금 사업장을 폐쇄하도록 하는 등 구조적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노인정에 방문해 무료로 놀러가자는 말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임효인 수습기자 hyo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