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 유행을 막기 위해선 '대전시 감염병관리본부(가칭)'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공보건의료기관을 설치해 감염병 유행이나 만성질환 예방관리, 재난성 감염병 유행 등의 비상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백주 서울 서북병원 병원장은 1일 대전시의회 지방의료원 설립특별위원회가 개최한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본 대전의 공공의료체계 점검과 과제' 좌담회에서 “앞으로 감염병 등 공중보건 위기 대응을 위해선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운영이 필수다. 이는 밀접히 연계된 예방과 치료의 두 체계로 진행돼야 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나 원장은 예방 체계 구축을 위해 지자체 내 감염병 관리조직(감염병관리본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 이유로 빠른 초동대처와 향후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점을 들었다.
나 원장은 감염병 관리조직에 대해 “감염병 감시팀, 역학조사팀, 예방관리 및 홍보팀 등 3개 조직으로 꾸려 본부장 등 간부를 제외하고 8~12명의 실무진이 맡는게 바람직하다”며 “특히 역학조사관은 역학조사 경험이 있는 의료인 2명을 필수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질병관리본부와 연계되고 지역 보건소와도 함께 일해야 하는 만큼, 나머지 조직원은 공무원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장은 '대전시립의료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치료 체계를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전시립의료원이 평소에는 결핵환자 등을 위해 사용되다가 비상 상황에는 신종 감염병 진료 공간으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접촉자와 의심환자 진료를 위한 격리병상을 갖추고, 비상시 아급성 환자 진료를 위한 음압중환자실도 있어야 한다”고 대전시립의료원의 역할을 제시했다.
또 “의료 인력에는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신장내과 등 전문과목 의료인력이 필수”라며 “특히 감염관리실을 체계화해 병원 내 감염관리를 선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공공보건의료기관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조효경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협동사무처장은 “공공의료체계에서만 전염병 확산, 대형 참사의 발생, 응급환자 처치, 수송 등에 대비한 국가질병관리체계, 재난구조시스템, 응급의료체계 구축 등 국가보건의료체계가 제대로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중 시 보건정책과장은 “법정 규격에 맞는 음압병상을 갖추고, 감염병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의료진이 상주하는 공공의료기관이 있었다면 의료진이나 격리병상 부족, 의심환자 진료거부 등 이번 메르스 사태 때 겪었던 어려움이 훨씬 덜했을 것”이라며 “지역별 거점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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