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선 학생 “유럽여행길 느낀 빈부차, 해결하고픈 꿈됐죠”

이종선 학생 “유럽여행길 느낀 빈부차, 해결하고픈 꿈됐죠”

고교시절 영화 접한뒤 결심…알바로 틈틈이 경비모아 실행

  • 승인 2015-06-30 17:56
  • 신문게재 2015-07-01 12면
  • 박고운 수습기자박고운 수습기자
[청춘예찬]이종선 배재대 학생

여행은 시간과 돈이 많은 사람이 가는 것이 아니라 결정한 사람이 가는 것이란 말이 있다.

이종선(26·배재대 프랑스어문화학과 4학년·사진)씨도 그중 한 사람이다. 이 씨는 고등학교 1학년 우연히 보게 된 프랑스 영화 '사랑은 타이밍(Les Poupees Russes)'에서 유럽여행을 꿈꿨다. 영화의 촬영지를 찾아보고,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의 여행기를 접하며 유럽을 가기로 마음먹는다.

소년은 청년이 돼 본격적으로 유럽여행을 준비한다. 대학교 1학년 여름 방학때부터 고속도로에 가서 전봇대를 심고, 불난 식당을 치우는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해 조금씩 경비를 모았다. 2학년때는 근로장학생을 해 1000만원이 넘는 배낭여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3년 6월 22일 그는 드디어 영국에 도착한다. 그해 9월 1일까지 72일간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독일, 체코, 라트비아, 러시아 등 13개국을 거친 유럽일주를 마쳤다.

“신발 하나와 청바지 하나, 상의 몇 개만을 가지고 72일을 버텼어요. 식빵과 잼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었죠. 여행 마지막에는 캐리어가 고장나 스카치 테이프로 감고 다니기도 했어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여행자였지만 이 씨는 방문한 나라의 신문을 모았다. 그는 그 나라에 대해 알려면 신문을 보라고 말한다.

“르몽드, 가디언 등 신문도 엄청 사가지고 왔어요. 종이 신문을 좋아해 지금도 영국과 프랑스 신문을 구독해요. 클린턴 자서전을 봤는데, '하루에 신문 두 개만 대학교 갈 때 까지 읽는다면 너는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 걸 보고 해오던 게 지금은 습관이 됐죠.”

소년은 청년이 돼 꿈을 이뤘다. 동시에 또 다른 꿈이 생겼다. 유럽여행 중 느꼈던 빈부격차는 그가 해결하고 싶은 대상이 됐다.

“노르웨이를 여행하던 중, 한편에선 명품 선글라스를 끼고 아이폰으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지나가는데 그 옆의 20대 흑인은 앉아서 구걸하듯 물건을 팔고 있었죠. 궁금했죠. 왜 이렇게 됐을까.”

프랑스어와 러시아어를 복수전공하던 그는 수학과로 삼전공을 결정했다. 경제학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다.

고교 시절 그는 흔히 말하는 '수포자(수학 포기자)'였지만 사회에 대한 고민은 그가 중학교 수학책부터 다시 잡게 만들었다.

그의 꿈은 구체적이다. 대학 4학년인 그는 국내 대학원에 진학해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후 유학길에 오를 계획이다.

“학자는 연구만 하지 실질적으로 도와 줄 수는 없어요. 경제학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컨설팅회사에 들어갈 거에요. 헤지펀드를 만들고, 나중에 그 돈으로 재단을 설립해 도움을 주고 싶어요.”

박고운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