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하수도 용역 업체 선정 완료

본보 예상 적중…군, 지적따라 평가위 구성 변경 입찰 공고 관련 제도개선 시급

결국 모든게 예측대로 됐다. 홍성군 하수도용역 관리업체는 각종 논란 속에 업계와 행정당국이 예상한 A업체가 선정됐다.

30일 충남도와 군에 따르면 군 수도사업소는 지난 25일 A업체와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 용역 계약을 맺었다. 금액은 132억8500만원. 2015년 7월1일부터 2020년 6월30일까지 5년 장기계속계약이다.

A업체는 이 기간 홍성공공하수처리시설과 광천공공하수처리시설, 분뇨처리시설, 소규모하수처리시설 28개소 등을 관리한다. 이 업체는 그동안 해당시설들의 관리용역을 맡아온 업체다.

논란이 시작된건 지난 4월28일이다.

이번 공고 소식에 관련업계는 입찰 참여를 위해 홍성으로 향했지만, 이내 발길을 돌렸다. 공고에 '공동도급 방식은 허용하지 않음'이라는 참고사항이 달렸기 때문이다. 공동도급 불허는 무서운 조항이다.

전국 하수도 관리업체는 72개 정도지만(업계에선 200여개 주장) 공동이 아닌 단독으로 입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업체는 4개 기업 정도다.

소규모업체들은 참여기술자의 경력 및 실적 20점, 업체의 수행실적 15점, 신용도, 투자실적 등의 부분에서 대기업에 비해 월등히 밀려 선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협상에 의한 계약'이라는 조항도 명시돼 있었는데, 군의 주관적 의견(협상)이 개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 4개 중에서도 홍성과 친밀도가 높은 A업체의 선정이 유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당시 군 관계자는 “계약에서 업체가 몰리거나 골치 아픈 경우를 배제하기 위해 각종 조건을 붙이기도 한다”며 “지속적으로 업체를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대기업을 선호하거나 고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성과의 친밀도가 높다는 근거는 그동안 해당 시설물들을 관리해온 업체인 데다, 군청 출신 공무원 4명이 현재 A기업에 고위직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군은 공고의 변경 불가를 고집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에는 변경공고 사례가 많다. 아산과 세종에서는 지난해 환경기초시설, 하·폐수 처리시설 관리대행업자 선정을 위한 변경공고를 낸 바 있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대기업에 밀리는 지역 소규모 건설업체의 참여를 제한해 논란이 된 NH농협 충남통합본부 건설 공고의 두 번째 변경이 결정되기도 했다.

당초 농협은 지역 건설업체 20% 참여(공동도급)를 '권장'하는 방식으로 공고를 냈다가 지역내 강력 반발에 30% 참여 권장으로 재공고, 결국엔 '30% 의무 참여'로 최종 변경했다.

군은 본보의 지적에 입찰 진행과정의 실수를 지속적으로 보완했다.

공고가 마무리되기 직전인 5월8일께 군 관계자는 “계속된 지적에 기분 나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날카로운 분석과 문제점 발견은 놀라웠다”며 보도 후 업체 평가위원회 모집방식 변경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한 것에 대해 인정했다.

감사를 진행한 도 관계자는 “입찰 공고와 관련한 정부의 지침과 제도가 형편없어 개선이 시급하다”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각 시·군에서 각종 사업 공고를 낼 때 신경 쓸 것으로 예상되고, 감사위원회에서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