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출장소 필요는 한데 '신중한 충남도'…왜?

도청 이전으로 '오지마을' 전락, 주민 불편 증폭, 설치요구 높아 道 공감불구 “공론화 필요” 입장, 타 지역 의견수렴 등 관문 산적

충남도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동남권 출장소 설치를 저울질하고 나섰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어서 이같은 주장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논산, 계룡, 금산 등 충남도 동남부 주민들에 따르면 2012년 도청 이전 이후 소외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전에 있던 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자동차로 1시간 30분 이상 이동해야만 비로소 도청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천안, 아산 등 서북부 지역은 물론 서산, 보령 등 서해안 지역의 경우 내포신도시에서 30~40분 거리인 점을 감안할 때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이다.

도청 이전으로 동남부 지역은 사실상 충남의 '오지'가 돼 버린 셈으로 지역 주민들은 행정서비스를 받는 데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가 환황해권 등 서해안벨트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경제, 문화적으로도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 동남권 주민들의 입장이다.

이 때문에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 동남권 출장소다.

도의회 새누리당 김원태 의원(비례)은 얼마 전 제279회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동남권 주민들이 행정서비스 및 경제·효율·편의성 측면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편의와 특정 지역 개발 촉진을 위해 필요시 조례로 출장소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출장소 설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도, 충북도 등 다른 지역은 도청 소재지 이외의 지역에 출장소를 설치하고 있다. 수년 전 광주에서 남악신도시로 이전한 전남도의 경우 순천시에 동부출장소를 설치, 운영 중이다. 이 출장소는 현재 순천, 여수, 광양, 고흥, 보성, 구례, 곡성 등 7개 시·군 지역민에 대한 각종 인허가 민원을 담당하고 있다.

강원도는 1967년부터 동해출장소를 시작으로 2012년 환동해본부로 승격해 고성군과 양양군의 민원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충북도 역시 북부출장소와 남부출장소를 설치·운영함으로써 지역민 불편을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도는 동남권 출장소 설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각계 의견수렴을 거친 뒤 결정할 사안이라는 것으로 동남권 주민들의 숙원이 과연 반영될 수 있을지는 아직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동남권 출장소 설치를 위해서는 도의회에서 행정기구설치조례가 통과돼야 하는 데 자칫 다른 지역 의원들의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다. 도 관계자는 “법상으로는 동남권 출장소 설치는 가능해 앞으로 이를 검토할 것”이라며 “하지만, 타당성 및 다른 지역 의견 청취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될 문제로 본다”고 말을 아꼈다.

내포=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