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국군묘지에서 시작한 우리나라의 현충원은 지난 60년간 보훈정신 계승의 상징적 장소로 활용돼 왔다.
6·25전쟁이 끝난 뒤 희생된 군인, 경찰공무원과 군무원 등 전사자를 한 곳에 모아 넋을 기리기 위해 조성돼 안장공간 부족에 대비해 1979년 대전국립묘지가 추가로 추진되면서 대전현충원의 시작을 알렸다.
1982년 8월 유성구 갑동 대전국립묘지에 안장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묘소에 7만3261기를 봉안하고 위패 4만기 등 모두 11면4300여기의 호국영령이 모셔져 있다.
특히, 대전현충원은 국방부가 운영하는 서울현충원과 달리 2005년 7월부터 국가보훈처로 소속이 이관되면서, 명실상부 국가보훈정책의 최고 성지가 됐다.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생이 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장된 것을 비롯해, 2002년 제2연평해전부터 연평도 포격 그리고 천안함 폭침까지 전사자 모두 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이 때문에 대전현충원은 지난해 월평균 2만1300명이 찾는 보훈시설이지만,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문화행사 등을 체험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 많은 시민이 생활 속에서 현충원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립묘지의 공원화 개념의 도입이나 경직된 이미지 개선, 현충선양 프로그램의 개발이 요구됐다.
사회문화정책연구원 방선이 연구팀은 '국립묘지를 활용한 현충선양 활동 발전 방안 연구'를 통해 “현충원의 보훈정신 선양은 과거 유가족 중심에서 이제는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시점”이라며 “전문적 기록물 관리와 보훈 체험 공간으로서의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전현충원이 친근하면서도 호감도를 높여 많은 국민이 찾아와 생활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 대전과 충남에서 주로 찾아오는 방문객 지역 쏠림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선양프로그램이 현충원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와관련 대전현충원은 묘역을 따라 4.7㎞를 걸을 수 있는 보훈길을 조성하고 나라사랑체험교육과 사진전 등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대전현충원 관계자는 “현충원은 유가족이 아닌 국민 모두가 찾아와 나라와 사회를 위해 희생한 영령에게 참배하고 시설을 체험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열린 현충원 밝은 현충원'을 목표로 보훈정신을 널리 알리는데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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