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기술료 수입 과세여부 논란

감사원, 2009년부터 1623억 부과세 누락 지적 출연연, 연구개발 특수성 고려 안돼 … 소송 등 대응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술료 수입'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 여부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감사원은 세무당국 감사를 통해 '과세 대상'이라는 입장이지만, 출연연은 연구개발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소송 불사 방침을 밝히고 있다.

특히 2011년에는 '기술료 인센티브'에 대한 과세 대상 여부를 놓고 출연연과 세무당국의 소송이 전개됐지만 지난 5월 대법원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감사원과 세무당국=최근 감사원은 대전지방국세청의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출연연 기술료 수입에 대한 부가세 과세 방안 마련을 통보했다.

출연연이 개발한 연구성과를 제3자에게 이전하는 대가인 기술료 수입은 면세 대상이 아닌 만큼 부가세를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기술료 수입이 많은 대덕특구 내 10개 출연연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14년까지의 부가세 신고 실태를 점검, 9개 출연연의 과세 대상 기술료 수입 1623억여원의 부가세 신고가 누락된 것을 지적했다.

감사원 결정에 따라 대전국세청이 징수할 예상 금액은 과세 대상 기술료 수입의 10%인 162억여원이지만 제척기간까지 포함, 7년간의 누락분을 징수할 경우 이보다 크게 웃돈다.

▲'기술료 인센티브'는 면세=감사원은 2011년 대전국세청 감사를 하면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비과세 적용을 받은 11개 출연연 모든 연구자들의 기술료 인센티브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출연연 연구원들의 기술료 인센티브 20~30%를 소득세 추징금으로 부과한 것이다.

지적재산권관리요령에 근거한 기술료 인센티브는 발명진흥법상 비과세 소득인 직무발명상금으로 보고 그동안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감사원 결정에 따라 세무당국은 소득세 등을 부과했고, 일부 출연연들은 관할인 북대전세무서를 상대로 소득세 등 징수처분 취소 소송을 진행, 결국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감사원이 기술료 인센티브에 대해 과세 대상으로 결정, 북대전세무서가 세금을 부과했지만 법원은 직무발명상금과 같은 비과세 기타소득으로 판단한 것이다.

▲출연연 반발, 소송 불사=출연연은 감사원의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도 불사하면서 출연연간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2011년 불거진 기술료 인센티브 과세 문제도 감사원 결정에 따라 추징했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근본적 문제는 간과한 채 세수확대를 위한 과세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출연연은 기술료 수입의 부가세가 부과되면 기술료 상승 결과를 초래, 기술이전시 추가 비용부담 탓에 민간기업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출연연과 중소·중견기업의 동반성장을 추진하는 정부의 정책과도 어긋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국가가 기술료 수입의 절반을 가져갔지만 이후 연구원에게 기술료 인센티브 지급, 연구개발 재투자 방식으로 개선됐다”며 “연구현장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잘못 해석된 결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