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이 전한 진심… 의료진 감동의 눈물

  • 문화
  • 건강/의료

동심이 전한 진심… 의료진 감동의 눈물

건양대병원에 배달된 편지, 박서연양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용돈으로 생필품·과자담아 보내

  • 승인 2015-06-23 18:27
  • 신문게재 2015-06-24 6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 23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간호부에 전달된 그림 편지. 경기도에 사는 박서연·서진 어린이가 보낸 이 편지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을 위해 힘쓰는 병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br />건양대병원 제공
▲ 23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간호부에 전달된 그림 편지. 경기도에 사는 박서연·서진 어린이가 보낸 이 편지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을 위해 힘쓰는 병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건양대병원 제공
“무서운 메르스와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23일 오전 건양대병원 간호부에 한 택배박스가 배달됐다. 간호사들은 택배주인을 찾았지만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메르스 때문에 쇼핑도 못하고 있는데 택배가 잘못 온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한 간호사가 박스 윗면에 적힌 보내는 사람을 봤다. '경기도 이천시 이섭대천로 한솔솔파크 박서연.' 이상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간호부로 택배가 올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박서연을 아는 분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나 “모른다”는 대답뿐이었다. 반송하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간호부로 온 만큼 한번 뜯어보기로 결정했다.

간호사들은 박스를 뜯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박스 안에는 한 아이가 쓴 한통의 편지와 그림엽서, 과자, 칫솔과 치약, 양말, 물티슈 등이 놓여있었다.

택배를 보낸 주인공은 경기도 이천 증포초 2학년 박서연양. 메르스 환자들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건양대병원 의사, 간호사 선생님에게 선물을 보낸 것이다.

서연양은 편지에서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돌보시고, 메르스 때문에 집에도 못 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용돈을 모아 필요한 것들을 준비했는데 선물을 받고,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연 양은 코호트 격리로 병동에서 생활하는 간호사들을 위해 양말 15켤레를 보냈다. 칫솔·치약 세트 3개와 물티슈 2개도 함께 담았다. 간식거리도 잊지 않았다. 편지 마지막엔 “무서운 메르스와 싸워주셔서 감사해요. 힘내세요”라는 응원메시지가 담겼다.

정수정 간호부 파트장은 “간호사와 의사들이 편지와 엽서를 돌려봤는데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며 “서연이의 응원에 힘입어 메르스가 종식되는 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서연 양에게 감사편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양대병원은 메르스가 진정된 후 서연 양을 병원으로 초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다.

메르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다른 병원들에도 시민들의 선물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메르스 환자들의 치료를 담당하는 충남대병원에는 고급 일식 도시락이 배달되고 있다. 24시간 환자 치료로 밥을 제때 먹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일식집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대청병원에는 익명으로 떡과 빵, 도시락 배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완도에서 생전복도 배달됐다.

대청병원 관계자는 “시민여러분의 선물에 직원과 의료진들이 큰 힘을 얻고 있다”며 “익명으로 보내주셔서 보답을 하고 싶어도 못해 안타깝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메르스 종식을 위해 힘내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