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책 부실' 대정부질문서 뭇매

여야 “느린 대응과 현실성 없는 대책, 컨트롤 타워 부재” 추궁 안철수, 문 장관 사퇴 요구도

국회는 23일 사회·교육·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열고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추궁했다. 초동대응 실패에 대한 성토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쏟아졌고, 방역시스템의 보완과 개선이 요구됐다.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은 “정부 대응이 선제적이지 못했다. 총체적 불신을 드러냈다”고 주무부처 장관인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2년전에 메르스 대책반을 만든 것을 거론하면서 “메르스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는데도 실제로 발병하고 나서도 낙타고기를 익혀 먹으라는 등 현실성 없는 대책을 홍보하고 우왕좌왕했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소속인 김기선 의원(강원도 원주)도 메르스 사태와 관련 “초기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인해 큰 혼란과 동시에 국민 불신을 야기했다”며 “감염전문가, 역학전문가 등 훈련된 전문인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위기대응시스템의 부실한 점이 사태를 키웠다고 했다.

경대수 의원(증평·진천·괴산·음성) 역시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비판하는 한편, 농산어촌의 고령층을 비롯한 감염병 취약계층을 위한 정보전달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서울 노원병)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응을 보면 정부가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며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에 대한 신뢰가 연이어 무너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행정부 수반”이라며 ”그러나, 전국민이 전쟁 상황에서 사령관을 애타게 찾을 때 권위를 갖고 책임을 지면서 이 사태를 수습할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안 의원은 문 장관의 사퇴도 요구했다.

노웅래 의원도 “이쯤되면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함께 단합해 극복하자고 읍소라도 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 사과 건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형표 장관은 “조기에 안정시키지 못한 점 송구스럽다”면서 “빨리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잇단 메르스 사태 부실 대응 지적에 대해 “이번 사태가 수습되면 확인된 문제들을 심도있게 검토해 감염병 대응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전문병원 설립이나 전문인력 충원 등에 많은 재정을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우성·서울=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