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전공 시험과목과 인·적성 등 기존 채용 틀 속에서 1년 넘게 준비를 해 왔다”며 “그런데 실제 직무경험이나 관련전공 등이 강조되면서 인턴경험을 쌓지 않아 입사가 한 층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취업준비생들이 본격 준비에 들어갔지만 NCS 기반 채용과 스터디 준비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NCS는 스펙중심 사회를 탈피하고 능력에 기반해 인재를 뽑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지만 그동안 기존의 제도에 맞게 준비해 온 취업준비생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서류·시험·면접 등에서 직무중심으로 평가하게 되면서 실제 직무경험이 없거나 관련 전공이 아닌 취업준비생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학생 양성순(25)씨는 “취지는 좋다. 영어 잘한다고 일을 다 잘하는 건 아니듯이 직무 관련 경험을 강조하는 것은 이해한다”며 “다만 너무 갑작스럽게 도입돼 인턴경험이 없는 졸업생이나 인문계열 전공은 열심히 준비해도 가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충남대에서 공공기관 NCS기반 능력중심채용 설명회가 있었지만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은 풀리지 않았다. 설명회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이미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는 추상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수준이었다”며 “고용부나 관련 기관에서 나와 설명하는데도 구체적이지 않고, 당장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선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취업준비생들의 필수코스가 된 취업스터디도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에겐 채용처럼 합격 유무를 기다려야 하는 존재가 됐다.
유명 취업스터디들은 대기업 합격자를 다수 배출하고 면접·인적성·토론 등의 구성으로 커리큘럼이 잘 짜여 있지만 토익점수·면접·인턴경험 등의 스펙없이는 스터디에 들어가는 것부터 쉽지 않다.
대학생 한장희(27)씨는 “유명 취업스터디에서 이메일로 자기소개서, 토익점수, 자격증, 인턴경험, 스터디 참여 포부 등을 보낼 것을 요구해 정성껏 작성해 보냈다”며 “그러나 얼마후 마치 채용 불합격 통보처럼 스터디에 참가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와서 씁쓸했다”고 말했다.
박고운 수습기자 highluc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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