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황교안 총리 후임의 신임 법무장관에 전남 고흥 출신의 김현웅 서울 고검장을 내정했다.
대전·충남 출신이 부처 장관을 맡은 것은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 당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끝이다. 5년째 맥이 끊겼다.
법무장관 후보군에 예산 출신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이 막판까지 김현웅 법부장관 후보자와 경합을 펼쳤으나 인사청문회 통과, 호남 배려 등의 이유로 청와대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호남 출신 장관 임명은 방하남(전남 완도) 고용노동부, 진영(전북 고창) 보건복지부, 김관진(전북 전주)국방부, 이기권(전남 함평)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5번째다.
이웃한 충북의 경우만 해도 한민구 국방부, 윤성규 환경부, 윤상직 산업자원부 장관 등 3명이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유독 대전·충남 출신 장관이 배출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청와대와 여권은 대상자가 마땅치 않다는 말을 은연중에 내놓고 있다.
참여정부 때도 비슷했다. 당시 충청 인사를 챙기는 역할을 했던 한 고위직은 “장관직을 추천하려해도 인재 풀이 워낙 작아 최종 인선 작업에서 낙점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패배주의적 인사관'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위 힘을 쓸만한 유력한 자리에 앉아 있는 대전·충남 인사들이 지역 인재를 발탁하지 않고 되레 역차별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충청 중앙 부처 공직자들의 불만이다.
한 고위직은 “최근에 충청 정치 인맥들이 국회와 여당의 수장 자리를 장악했지만 눈에 띄는 약진은 없었던 것이 이를 반증하는 사례들”이라고 했다.
친박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대전·충남에서 그 많은 장관 배출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안타깝게 생각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은 이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는 소극적인 모습에 지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충남대 육동일 교수는 “충청인들 끼리 서로 챙기고 아끼고 주요한 자리에 천거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 한 충청 인맥을 만들어가기는 힘들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충청인들 스스로 힘을 키우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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