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에 대해 일부 동문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반대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 재지정 심의가 끝난 대성고와 서대전여고의 자사고 재지정의 최종 결정에도 반대의견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고 국제고 전환을 반대하는 시민모임은 22일 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은 구성원 다수의 동의와 지지를 받아 정당성을 확보하는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추진한 것이기 때문에 원천무효”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 16일 교육부로부터 대전고를 국제고로 전환·설립하는데 조건부(24학급·480명) 지정 동의를 받은 바 있다.
이들 시민모임은 “일반 시민의 자녀 1300여 명의 학생들을 내쫓고 지역외 소수의 특수계층 자녀에게 2년 전에 완공된 150억원의 좋은 시설을 갖춘 교사와 기존의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 대전고의 좋은 교육환경을 통째로 내주는 것”이라며 “불법적 추진으로 이뤄진 국제고 전환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향후 국제고 전환 중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행동과 함께 대전고 동문회에 임시총회를 요구해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에 관한 안건을 공식적 차원에서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대성고와 서대전여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둘러싼 공방도 뜨겁다.
시교육청은 지난 18일 '자율학교등의 지정·운영위원회'를 열고 대성고와 서대전여고을 대상으로 '2015년 자율형 사립고 운영 성과 평과 결과'를 대성고는 100점 만점에 84.3점, 서대전여고는 73.0점을 획득해 두 학교 모두 재지정 기준인 60점을 넘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위원회에서 심의·통보된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이달말 자사고의 재지정 여부를 최종 확정, 통보할 예정이다. 교육계는 두 학교 모두 평가결과 기준 점수를 60점을 넘었다는 점에서 시교육청이 두 학교에 대해 재지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성고의 학교법인인 대성학원이 교원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데다 서대전여고 역시 3년 연속 신입생이 미달 사태를 빚는 상황이어서 시교육청이 최종적으로 재지정을 결정할 경우 이를 둘러싼 반발 여론도 거셀 전망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설동호 교육감이 '거부권'을 행사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국제고나 자사고 재지정 결정 모두 시교육청이 원론적인 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시민들의 정서를 수렴하고 적절한 합의 과정을 통해 결론을 내려야 진통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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