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척추정밀검사, CT와 MRI 고민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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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척추정밀검사, CT와 MRI 고민되시나요?

MRI, 건보적용 적어 부담되지만 CT로 파악 못하는 정보 제공해 정확한 진단·치료방법 선택 도움

  • 승인 2015-06-22 14:10
  • 신문게재 2015-06-23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 정의룡 써지탑병원 척추·정형외과 원장
▲ 정의룡 써지탑병원 척추·정형외과 원장
질병 치료의 기초는 정확한 진단입니다. 100세 세상을 가능하게 한 현대의학의 성과는 질병의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한 의학적 발견과 검사법의 개발, 그리고 검사 장비의 발전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대표적인 척추질환인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도 영상 검사의 발전에 힘입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진료가 가능해졌습니다.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당기고 저려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분들이 하시는 질문이 “MRI 말고 CT 검사하면 안될까요?”입니다. 증상과 이학적 소견으로 척추질환이 의심될 경우에 하는 대표적인 척추정밀검사는 MRI와 CT입니다. MRI 검사가 더 정밀하지만, 아직까지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사비 부담이 있습니다.

CT 검사는 척추의 횡단면(橫斷面)을 보여주는 검사입니다. 척추뼈, 척추 신경을 볼 수 있습니다.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넓은지 좁은지,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 신경을 얼마나 심하게 누르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CT 검사는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가장 첨단의 진단 방법이었지만, 선명한 고화질의 MRI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구식 검사가 되었습니다. CT 검사는 의료보험이 적용되므로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이 적지만 척추의 단면밖에 볼 수가 없고 척추 신경이 잘 보이지 않는 등 MRI와 비교해 여러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CT 검사 후 허리 디스크로 진단돼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MRI 검사를 추가로 해서 좀 더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수술에 임하는 게 좋습니다. 따라서 꼭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면 처음부터 MRI 검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을 절약하는 셈이 됩니다.

1980년대 말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MRI 검사는 나날이 진보해 현재는 척추 내부를 수술로 들여다보는 만큼 잘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검사 비용이 비싼 것이 흠이지만 가장 좋은 정밀검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CT 검사가 척추를 횡단면으로 자른 영상(影像)만을 보여주는 반면 MRI 검사는 횡단면 영상뿐만 아니라 척추를 세워 놓고 옆에서 쳐다보는 영상도 얻을 수 있습니다. 옆에서 쳐다보는 시상면(矢狀面) 영상은 환자분들도 한번만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횡단면상과 시상면상을 의사의 머리 속에 조합하면 3차원적인 이해가 가능합니다. 또한 MRI 검사는 돌출된 디스크의 크기와 정도, 디스크를 감싼 섬유륜이 터졌는지의 여부, 주위에 있는 신경과의 관계, 인접 디스크의 상태 등 CT 검사로는 파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MRI 검사는 디스크의 정확한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방법의 선택에도 크게 도움을 줍니다.

최고의 정밀검사인 MRI 검사라고 해서 다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MRI 검사를 받기 전에 2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먼저 자동차도 차종에 따라 성능 차이가 있듯이, MRI 기계도 한 종류가 아니고 여러 가지 기종이 있습니다. MRI 검사비는 병원마다 비슷한데 기종에 따라 화질의 선명도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기왕에 검사를 받으려면 가급적 1.5테슬라급 이상의 MRI 기계로 검사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 사용되기 시작한 지 5년 이내의 최신 기종으로 검사받는 것이 좋습니다. MRI 검사비를 비교해 보고 값이 가장 싼 병원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검사 받으려는 병원의 MRI 기계가 어떤 종류의 기계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값이 싸다고 낡은 기종으로 검사 받는다면 선명한 화상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화질이 나쁜 MRI 사진으로 발견하지 못한 통증의 원인을 좋은 화질의 MRI 사진에서 쉽게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둘째로 자장(磁場)의 영향을 받는 검사입니다. 엑스레이 검사는 방사선을 받게 되므로 가급적 검사 횟수를 줄여야 합니다. CT 검사 역시 방사선의 양이 상당합니다. 반면 MRI 검사는 자기(磁氣)를 이용한 검사이므로 방사선을 받을 염려가 없습니다. 하지만, MRI 검사실은 강한 자장이 발생되고 있는 지역이므로 심장 박동기, 뇌동맥 또는 경추동맥 수술시 삽입한 클립, 인공관절 등을 몸 속에 가지고 있는 환자는 미리 MRI 검사실에 이야기해서 MRI 검사를 받아도 좋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MRI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적으로, 검사비의 부담이 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척추질환은 염증성 척추병증, 척추 골절, 강직성 척추염, 척수손상, 척수종양(척추강내종양), 혈관성 척수병증(척수경색, 척추동정맥기형,척수내 정맥염 등), 척수에 발생한 탈수초성 질환(급성 횡단성 척수염 등), 척수의 염증성 질환 (척수염, 척수내농양 및 육아종, 기생충 등), 척수기형 (척수공동증, 구공동증 등)만 가능합니다. 가장 많은 척추질환인 디스크나 협착증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MRI의 건강보험적용대상 확대를 위해 의사들과 정부가 여러모로 협의하며 노력하고 있어 디스크나 협착증 환자분들도 검사비의 부담 없이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가 조만간 가능해지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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