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시점은 메르스 사태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거부권 행사에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거부권의 당위성은 물론 거부권 후속조치 등을 놓고 차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동안 언급을 자제해온 김무성 대표가 사실상 청와대 쪽에 서면서,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게 특징적이다.
여당 투톱의 이견이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친박 대 비박의 계파갈등도 일촉즉발의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이미 친박계 의원들은 유승민 사퇴론을 제기한 상태다.
비박계도 반박에 나선 상태다. 박민식 의원은 “법률해석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과잉의미 부여해 지도부 책임론으로 견강부회하는 것은, 분열을 조장하는 분파주의 행동”이라고 친박계 행태를 질타했다.
이 와중에 야당이 “대통령이 큰소리쳤다고 깨갱하면 정당 자격이 없다”고 비박계를 자극하는 등 '거부권 갈등' 폭발요소가 안팎으로 널려있다.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는 최대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송부로부터 15일'인 법정 시한은 이달 30일이다. 청와대는 이때까지 메르스 사태 진정여부를 봐가면서 거부권 행사 시점을 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메르스 사태로 최근 대통령 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는데다 메르스 기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거부권 행사는 여권과 청와대의 공멸을 자초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87년 헌정체제' 들어 역대 대통령들은 법안 송부일로부터 최단 2일에서 최장 14일만에 거부권을 행사해왔다.
대통령의 고민이 길었던 '거부 법안'에는 △2003년 11월 노무현 대통령의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14일) △2004년 3월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면법안(13일) △2013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의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안'(12일) 등이 꼽힌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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