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20대 총선을 10여 개월 앞둔 상황에서 단행되는 당직 인선인 만큼 계파간, 지역간 기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공히, 당 살림과 내년 총선 공천을 책임질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진통이 장기화되고 있다.
양당 모두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수도권 의원들을 당 주요 보직에 집중 배치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지역구(서울 48, 경기 52, 인천 12)가 전체(246석)의 절반에 가까운 45.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충청 안배'를 강조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 들이는 충청 정치인은 없다.
사무총장 후보군으로 원조 친박계 한선교 의원이 유력하게 거명되는 가운데 친이계 재선의 홍문표(홍성·예산) 의원도 막판 뒷심을 내는 형국이다.
그러나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충청권 새누리당에선 이완구 전 총리의 낙마후 당내 충청 구심점이 없다는 점을 들어 농어촌공사 사장과 2014년 국회 예결특위원장을 지낸 홍 의원의 사무총장 낙점을 요구하고 있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충청을 배려하는 당직 인사가 필요함에도 당 지도부와 여권이 이를 외면하고 안타깝다”고 어려운 충청 정가 분위기를 전했다.
총선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게 될 전략본부장, 홍보본부장을 비롯해 각급 본부장과 위원장도 대폭 교체가 예상되나 충청권 의원 이름은 잘 들리지 않는다.
다만 대변인에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 정도가 거론되는 정도였으나 정 의원이 대전시당 위원장에 내정됨에 따라 이 카드 또한 수면 아래로 가라 앉게 됐다.
새정치연합도 친노와 비노간의 패권 싸움 속에서 당 사무총장 인선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천안 출신의 양승조 사무총장(3선, 천안갑)이 지난달 이미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최재성 의원을 내정하려 하자 비노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센 상태다.
충청 정가는 양 사무총장이 내년 총선 때까지 공천과 선거구 획정, 각종 지역 현안에 큰 힘을 보태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4·29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4개월이라는 짧은 임기를 마치게 되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무총장을 제외한 다른 당직 인사는 내정된 상태나, 충청 의원들의 이름은 명단에서 찾아 볼 수가 없다.
여야 모두, 당직 인사에서 충청 정치를 홀대하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의 실망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밭대 유병로 교수는 “여야 지도부가 선거 때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충청 정치를 귀하게 대하는 것처럼 말하면서도 정작 선거가 끝나면 나몰라라 하는 식의 충청 홀대가 이어지고 있다”며 충청 정치인들의 역량 결집을 촉구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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